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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저주가 소통 막는다

기사승인 2018.04.17  17: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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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눈] 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개구리가 연잎에 올라앉아 연못을 구경하던 중 게아재비가 긴 꼬리를 물 밖으로 쑥 내놓았다. 게아재비가 개구리에게 말을 걸었다. "어? 못 보던 개구리네?" "으하하, 넌 대체 물속에 거꾸로 처박혀서 뭘 하는 거냐?" "보면 몰라? 숨 쉬러 나왔잖아." "숨 쉬는 꼴이 참 우습군. 나처럼 물속과 물 밖에서도 숨 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아?". 게아재비는 기분이 상해 물속으로 들어가 버렸고, 개구리가 작은 다리로 헤엄을 치는 올챙이를 만났다. "이야, 저 얼굴 큰 것 좀 봐! 꼬리는 저게 뭐람? 꼴에 다리도 있네?" "다리가 있을 거라면 나 정도는 되어야 높이 뛸 수도 있지. 대체 그 다리로 뭘 하겠다는 거야?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낫겠네." "뭐라고?" "너는 너만 잘난 줄 알지? 내 다리도 며칠만 더 있으면 너처럼 길어질 거라고!" "으하하! 너 참 웃긴다. 너랑 나는 생긴 것부터 다른데 그 짧은 다리가 나처럼 된다고?"


때마침 연못 바닥에서 자라가 고개를 내밀며 개구리를 점잖게 타일렀다. "너도 얼마 전까지 꼬리를 달고 다녔었는데 그새 까먹었느냐?" "제가 꼬리를 달고 다녔다고요? 그럴 리가요!" 연못 다른 동물들이 화가 치밀어 아니라고 우기는 개구리를 보고 한 마디씩 했다. "참, 자기가 올챙이였던 것도 모르나 보네?" "그래 놓고 잘난 척은! 정말 웃겨." 개구리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도망치듯 연못을 빠져나갔다.<초등 선생님이 뽑은 속담 이야기: 다락원>

개구리가 우리 사회에도 참 많다. 사원 출신의 CEO, 행정관료 출신의 자치단체장, 평 기자 출신의 보도 편집국장 등 리더들 말이다. 대부분 이들은 수년간의 경험과 훈련을 통해 업무에 대해 숙달하며 박식, 정통한 편이다. 일들이 부처님 손바닥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랫사람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용납을 하지 못한다. 질타와 핀잔을 서슴지 않는다. "아니 그것도 못해, 나 때는 안 그랬어. 월급 받아먹을 수 있어?' '민원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해 민원인이 시장실까지 찾아오면 어떻게 해? 녹(祿)이 아깝구나!' ' 사건 기사 하나 제대로 못써서 기자 생활하겠어?" 등등

과연 리더들이 사원이고 직원이고 평 기자였을 때 그가 말하는 것처럼 일 수행능력이 뛰어나 부하직원의 일처리에 적지 않은 불만을 표시했을까? 그럴 수도 있지만 오히려 리더들만 공통적으로 가지는 지식의 우월감이나 자만심이 더 크게 작용했다. 이른바 '지식의 저주(The curse of Knowledge)'가 작용했다는 얘기다. '전문가의 저주'라기도 한다. 지식의 저주는 두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지식의 오만이다. 상대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오류다. 그래서 지시나 설명이 다소 얼렁뚱땅 한 경우가 많다, 상대는 리더의 지시 사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업무가 부실할 우려가 높다. 둘째 지식의 편견이다. 상대의 지적 수준을 무시한다. 무척이나 상세하게 미주알고주알 설명한다. 상대는 오히려 '누굴 바보로 아나?'라며 경청(傾聽) 하지 않는다. 이 역시 업무성과가 좋을 리 없다.

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지식의 저주'는 소통의 장애를 낳는다. 알고 있는 지식이 오히려 소통에 저주를 내려 소통을 방해한다. 일단 리더들은 알지 못하거나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의 처지를 헤아리지 못한다. 모든 지시가 리더 지적 수준에 맞춰 이뤄진다. 기준은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는다. 역지사지(易地思之)는 남의 얘기다. 지식의 저주에 빠져 소통이 먹통이 되는 순간이다.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오히려 병인 셈이다. '거지 밥술이나 먹게 되니 거지 밥 한 술 안 준다.' 가난했던 사람이 형세가 나아지면 어려운 사람 생각을 못 한다는 뜻이다. 배고파 본 경험이 있지만 막상 배가 부르니 배고팠던 과거가 기억나지 않고 아예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 심리상태다. 명백한 지식의 저주다. 밟지 않으면 밟히는 사회가 되어간다. 참으로 인정 없고 모진 세상이다. 잘 난 척하지 않으면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모두가 나서고 있다. 말할 시간은 늘고 들어줄 시간은 준다. 세 치 혀는 늘어나고 귓구멍은 좁아진다. 배려의 총량이 줄어들고 있다. 개구리에게 무시당하는 올챙이의 슬픔이 언제나 사라지려나?


중부매일 jbnews1@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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