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졸업식 트렌드]

졸업시즌을 맞아 도내 각 대학마다 학위수여식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22일 2017학년도 전기학위수여식이 열린 한국교원대학교 졸업생들이 스마트폰카메라를 이용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충북 도내 대학가에 과거 모습을 탈피한 새로운 졸업식 트렌드가 뜨고 있다.

22일 충북대학교 캠퍼스 곳곳에는 '사과대 훈남 졸업 축하한다', '사과대 여신 무사 졸업 그뤠잇', '웰컴투 월급의 노예', '꽃길만 걷자' 등 개성넘치는 졸업 문구가 담긴 축하 현수막이 붙어있다. 이 현수막은 각 학과에서 후배들이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한 현수막이다. 각 현수막은 평범한 졸업축하 메시지를 전달하기 보다 서로 경쟁하듯 개성 넘치는 문구들로 넘쳐났다.

또 대학 캠퍼스의 명소에는 가족·친구들끼리 개인 휴대전화로 사진촬영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비교적 쌀쌀한 날씨임에도 학생으로써 마지막 추억을 담기 위해 학사모·학사가운 차림으로 캠퍼스를 돌며 기념촬영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졸업생 임준호(26)씨는 "아직 취직을 하지 못해서 졸업식을 참여한 것이 떳떳하지 못하지만 오늘은 기뻐해야 하는 날"이라며 "비록 내일부터 본격적인 취업전선에 뛰어들어도 오늘은 즐기겠다"고 말했다.

전국 졸업식장을 돌아다니는 전문사진사들은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개점휴업이다. / 김용수

대부분 졸업생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기념촬영을 하기 때문에 졸업시즌이면 학교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던 사진사들의 모습도 예년에 비해 뜸했다.

프리랜서 사진가 정모(60)씨는 "매년 이맘때면 대학가 졸업식에 출사를 나오는데 기념촬영을 하는 경우가 드물어 졌다"며 "휴대전화의 기능이 좋아졌고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의 영향으로 개시조차 못할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더구나 학창시절의 추억을 담았던 졸업앨범도 졸업생들 사이에선 이미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했다. 졸업앨범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지 앨범 촬영자가 매년 줄고 있다.

실제 올해 충북대 졸업생 중 졸업앨범 촬영자는 212명에 불과했다. 이는 총 3천476명(학사 2천754명, 석사 642명, 박사 80명)의 졸업생 중 10%채 되지 않은 수치다. 매년 졸업 앨범 구매자는 2015년 449명, 2016년 304명, 2017년 330명, 2018년 212명으로 갈수록 하락세다.

꽃 판매상도 불경기 탓으로 졸업 특수를 잊은 지 오래다. 충북대 캠퍼스에는 졸업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졸업생들을 축하하고 있다. 충북대 캠퍼스에는 졸업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졸업생들을 축하하고 있다. / 김용수

충북대 학생처 관계자는 "학과생 전체가 지도교수님과 함께 졸업사진을 찍는 모습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라며 "매년 졸업앨범 촬영자가 줄어들고 있어 앨범 채우기도 급급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23일 졸업식을 진행하는 청주대는 비교적 조용한 학위수여식을 진행한다. 청주대는 배우 겸 전 교수 조민기(52)씨의 성추행 논란으로 2차 피해를 우려 연극학과 졸업식을 다른 학생들과 분리할 예정이다.

청주대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피해 학생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어 학생 보호 차원에서 연극학과 졸업식을 다른 학생들과 분리해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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