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지난해 시범 도입...AI 확진 한 건도 없어
- 보상비 기존 살처분 비용에 10% 불과 '효율적'

더위에 지친 진천 오리농장 / 뉴시스

[중부매일 한기현 기자] 충북도가 전국 최초로 실시하고 있는 오리농가 휴기지제가 AI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진천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1월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해 이듬해인 2017년 2월까지 35농가에서 78만여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했다.

AI 발생으로 진천군이 지출한 살처분 보상금과 방역비는 80억원에 달했으며, 공무원들도 방역초소 등에 24시간 비상 투입되면서 피로를 호소하고 일부 행정 업무가 지연 처리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시종 충북지사와 송기섭 진천군수는 이처럼 해마다 AI 발생으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행정력까지 분산되자 2016년 12월 진천군을 방문한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충북도에서 오리농가 휴지기제를 시범 시행해 줄 것을 건의했다.

당시 정 의장은 오리사육 휴지기제가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인 지를 중앙정부와 검토하고 우선 내년에 충북도에서 시범 실시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충북도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오리농가 휴지기제를 도 단위로 도입해 추진 중이다.

진천군은 지난해 10월부터 계열사와 사육농가를 설득해 전체 50곳의 농가 가운데 AI가 발생한 35농가의 동절기 사육을 중단시키고 1마리당 500원씩 총 6억 여원의 보상비를 지급할 계획이다.

휴지기제를 도입한 농가에 지급되는 보상비는 지난해 살처분 등에 소요된 비용의 10%도 안돼 오리농가 휴지기제가 해마다 발생하는 AI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진천군은 오리 사육 휴지기제 도입 이후 경기도 평택과 충남 천안 등 인접 지역에서 AI가 발생했으나 이날 현재까지 AI 확진이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정부도 충북도에서 시범 도입한 휴지기제를 타 시도로 확대할 계획이며, 다만 전면 확대 시 오리 수급 문제가 발생할 것을 감안해 국가 차원에서 지역 간 유동 휴지기제 운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아직 겨울이 지나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현재까지 휴지기제가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을 억제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남은 기간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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