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단운영위서 재위촉 부결
성희롱·막말 의혹 부인 불구 증인들 일관된 진술에 무게
리더쉽·포용력 결정타

충북여성연대가 청주시 국악단 성희롱 사건 가해자에 대한 징계 및 재임용을 반대한다고 외치고 있다. / 이지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속보=지방대 비하 발언과 여성단원 성희롱, 리셉션 비용 전가 의혹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정수 청주시립국악단 지휘자 재위촉이 부결됐다.

청주시는 7일 오전 청주시립예술단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조 지휘자 재위촉에 대해 심의했다. 이날 비공개로 열린 운영위원회에는 시장 권한대행과 해당 국장, 시립예술단 감독 3명, 외부인사 5명 등 9명이 참석했다.

이날도 지난 1월 19일 열린 운영위원회에서와 마찬가지로 현 예술감독은 조 지휘자를 연임시켜야 한다는 찬성 의견과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아 물의를 일으켜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는 외부 위원들의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서 조 지휘자의 출산 예정 단원에 대한 모독 발언, 공연 뒤풀이 후 일부단원과 자신의 방에서 술자리 강요, 공연 뒤풀이에서 러브샷 강요, 여성단원과의 사진촬영 강요, 단원 가족과 손깍지 후 사진 촬영, 악기운반 관련 문제, 사무원 협박성 발언 등에 대해 그동안 감사관실에서 진행된 조사 결과를 놓고 진위 여부를 따지는 등 1시간 30분 동안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조사한 조사자 의견서에는 "갈등의 골이 생각보다 깊어 앞으로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방대 비하발언, 출산예정 단원에게 인격모독 발언, 여단원에게 신체 접촉 권유, 사무국 팀장에게 협박성 발언 등 지휘자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언행들은 지휘자가 모두 부인하고 있으나, 각각 2~8명의 증인들이 일관되고 자세하게 진술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회의에서 "조 지휘자는 지휘자로서 리더십과 포용력이 부족해 단원들과 불협화음으로 인한 반목과 갈등을 일으키고, 사무국 팀장을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관계 치유가 어려운 상태"라며 "또 단원들의 업무미숙을 포용하지 못하고 감정을 앞세운 모욕적인 언사로 갈등을 유발한 측면이 있으며 감사관 조사에 성실히 응하지 않고 본인 과실과 책임을 단원에게 전가하는 등 지휘자로서 전반적 능력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조 지휘자에 대한 재위촉 안건이 부결됨에 따라 시는 위촉기간이 만료되는 3월 9일이 경과하면 새 지휘자 공개 모집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조정수 청주시립국악단지휘자 / 중부매일 DB

조 지휘자는 지방대 비하 발언에 대해서는 "그런말 한적 없다"고 부인했고 여단원 성희롱과 취임 기념음악회 리셉션 비용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해 왔다.

이에 국악단 단원들은 "그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재위촉 부결 소식을 들어 기쁘다"며 "앞으로 여성문제, 단체장 선임문제, 운영위원회, 징계위원회, 단체장 재위촉·갑질 등에 대해 건의해 그동안 만연했던 문제가 조금이라도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그동안 2차례에 걸쳐 예술단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꼬집어주고 시립예술단 발전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해주신 운영위원분들께도 감사하다"며 "이번을 계기로 단체장들은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이 됐으리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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