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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열쇠달인'...로봇도 못따라오는 손재주

기사승인 2018.02.04  20: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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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내라 소상공인] 36. 탑동 열쇠공 '우천열쇠' 최돈섭 사장

 28년차 열쇠공인 '우천열쇠' 최돈섭 사장은 승합차를 개조한 1.5평의 이동작업실에서 열쇠와 관련한 일이라면 척척 해낸다. 그는 지금까지 84명의 도둑을 잡아 '도둑 잡는 열쇠공'이자 '명예경찰관 열쇠공', '앵무새 아빠' 등의 별칭을 갖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무엇이든 열어드립니다. 지금껏 28년간 실패한 적이 없어요."

청주시 상당구 탑동에서 '우천열쇠'를 운영하는 최돈섭(58)씨는 28년차 열쇠공이다. 열쇠 제작 및 복사, 열쇠를 따는 일 등 '열쇠'와 관련한 일이라면 뚝딱 해낸다.

그의 작업실은 15인승 승합차다. 인근의 금천동 현대아파트앞에 세워두고 열쇠관련 연락이 오면 주문자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작업을 한다. 1.5평의 좁은 이동작업장안에는 수백가지의 열쇠재료와 열쇠제작기계, 용접기 등이 빼곡하다.

"저는 일할 때 무조건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고 시작해요. 지금까지 못해준 건 없었어요. 다른 열쇠집에서 못하는 일도 제가 해결해주거든요."

요즘은 자동차키 분실에 따른 차키 제작이 많단다.

"그 자리에서 차키 제작해서 시동 걸게 해줘요. 어떤 차는 빠르면 10분, 오래 걸려도 1시간 반 정도면 됩니다."

열쇠집이 많이 없어졌다. 집집마다 열쇠 대신 디지털번호키를 달았고, 자동차 키도 스마트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서울보다 청주에 열쇠집이 더 많다고 해요. 청주에도 옛날에는 열쇠 깎는 곳이 700곳은 됐는데 지금은 30곳 되려나?"
 

최돈섭 대표가 1.5평의 승합차 화물칸을 개조한 이동작업장에서 열쇠 복제 작업을 하고 있다. 손재주가 뛰어나 분실한 자동차키 제작에 빠르면 10분, 길면 1시간반이 걸린단다. / 김용수

사업 초창기, 열쇠 제작 일로만 하루 5만원 정도 벌이가 됐다. 지금은 빈 손으로 퇴근하는 일도 잦다. 

"하루에 10원도 못 버는 날도 많아요. 굉장히 힘들죠."

하지만 열쇠집은 앞으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최 사장은 믿고 있다. 그래서 이 일에 '희망'을 가진다고 했다.

"열쇠집이 사라질 거라고들 하지만 제 생각은 반대에요. 열쇠 제작은 '기술'이니까. 로봇도 사람 손기술은 못 이기거든요."

손재주가 뛰어난 그는 보조키의 허술한 구조를 보완해 어떤 공구로도 파괴가 안되는 안심할 수 있는 잠금장치 '미더'를 직접 개발 제작하기도 했다. 디지털번호키가 나오기 직전, 그의 '미더' 제품은 히트를 쳤다. 지금은 디지털번호키 설치, 인터폰과 비디어폰 설치, 이모빌라이저 등록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돈섭 대표가 열쇠 복제 작업을 위해 열쇠재료를 찾고 있다. 그의 승합차 작업장에는 수천가지의 열쇠재료가 구비돼있다. / 김용수

최 사장은 '도둑잡는 열쇠공'으로 유명하다. 30년간 모두 84명의 절도범을 그의 손으로 잡았다. 2005년 당시 최기문 경찰청장으로부터 직접 명예경찰관 위촉장을 받기도 했다. 

"하루밤에 17명까지 잡아봤어요.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쫓아가게 되더라고요. 평범한 사람들은 앞만 보고 가는데 도둑놈은 좌우를 두리번거리면서 창문이나 대문 등을 유심히 봐요. 그러면 제가 미행을 하는 거죠. 도둑놈이라는 확신이 서면 파출소에 연락해줘요. 그러면 그날 저녁에 파출소에 (도둑놈이) 붙잡혀있어요. 형사들이 "최돈섭씨 어떻게 그렇게 눈이 예리해?" 하더라고요."
 

최돈섭 사장은 가게보다는 승합차 뒷칸을 개조한 이동작업장에서 주로 일을 한다. 승합차는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현대아파트 앞에 세워두고 콜을 받으면 바로 이동해 작업을 해준다. 최 사장이 자신의 승합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용수

1985년에는 날치기범을 제압하다가 그 일행의 칼에 찔려 대수술 받은 적도 있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불의를 보면 못참는 정의로움에 '도둑잡는 열쇠공'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것이다. 

"이웃의 불행을 막을 수 있다면 도와야겠다는 마음에 시작한 일이에요. 어떤 댓가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닙니다."

이런 유공으로 명예경찰관 위촉을 시작으로 경찰서장 표창, 도지사 표창, 청주시장 표창, 37사단 표창, 중부매일이 시상하는 '충북치안대상'(시민부문, 2006년) 등을 수상했다. 그의 동생도 당시 절도범 32명을 잡은 유공으로 경찰특채로 임용돼 현재 청주청원경찰서 경무계에서 근무중이다.
 

최돈섭 대표가 1.5평의 승합차 화물칸을 개조한 이동작업장에서 열쇠 복제 작업을 하고 있다. 손재주가 뛰어나 분실한 자동차키 제작에 빠르면 10분, 길면 1시간반이 걸린단다. / 김용수

열쇠공으로 일하면서 궂은일도 겪는다.

"파출소에서 전화가 와서 같이 집문 따서 들어가보면 사람이 목매 죽어있는 걸 많이 마주했죠. 한달에 4번까지 본 적도 있어요. 문 열고 들어가는 순간, 죽은 사람 영혼이 저한테 들어와서 열며칠씩 입원한 적도 있었어요."

불행하게 생을 마감한 사람의 마지막 모습을 볼 때면 때때로 눈물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고인 좋은 데 가시라고 부의금 하고 나올 때도 있어요."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낼 때에는 보람을 느낀단다. 그는 손이 빠른 편이라 일속도가 빠르다.

"작년에 충북대 고시원에 디지털번호키를 다는데 방이 50개였어요. 열쇠하는 사람이 2명 와서 문고리 못 따서 헤매고 있던 걸 저는 6시간만에 다 달았어요."

최돈섭 사장은 앵무새 48마리를 길러 분양하는 '앵무새 아빠'이기도 하다. / 최돈섭씨 제공

최 사장은 '앵무새 아빠'다. 집에서 앵무새 24쌍을 기르고 있다. 5년이나 됐다. '말하는' 앵무새랑 대화하면서 혼자 사는 적적함을 달래기도 한다.

"집에 가면 앵무새가 "여보" 하고 불러요. 가족 같아요. 여름에는 어깨에 앵무새 두 마리 얹고 우암산 등산 다녀요. 지금은 겨울이라 못하지만."

최 사장은 본업이 경제적으로 어렵자 부업으로 앵무새 분양사업을 시작했다.

"앵무새 한 마리에 100만원씩 하다가 지금은 15만원밖에 못받아요. 앵무새는 겨울에만 새끼를 낳는데 올해 6마리밖에 안 낳았어요. 요즘은 먹이값도 안 나와요."

아파트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판난방'시설 설치에도 손을 뻗고 있다. 청주에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아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층간소음문제가 심각하잖아요. 판난방시설을 설치하면 층간소음을 90% 잡아줘서 아이들이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고 집안을 훈훈하게 해주고 전자파 걱정도 없어요."

그의 인생철학은 "최선을 다하자"다. 그는 오늘도 1.5평의 좁은 승합차 작업실에서 '28년차 열쇠공'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돈섭 대표가 직접 개발해 특허를 낸 히트상품인 '미더 보조키'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더 보조키'는 보조키의 허술한 구조를 보완해 어떤 공구로도 파괴가 안되는 안심할 수 있는 잠금장치다. / 김용수

김미정 기자 mjkim@jbnews.com

<저작권자 © 중부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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