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당 지위 흔들릴라 서둘러 압박
충청권 도지사선거전 새로운 국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2.02.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자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들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따라서 충청권의 광역단체장 선거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의 의석수는 121석,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118석)과 불과 3석 차이인 점을 감안할 때 현역의원이 출마할 경우 원내 제1당의 지위가 흔들리면서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을 사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읽힌다.

민주당은 최근 전남지사 도전 의사를 밝힌 이개호 최고위원에게 출마를 재고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춘석 사무총장도 최근 이 최고위원을 만나 출마 자제를 요청했다고 당 관계자가 4일 전했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출마 문제와 관련해 현역 국회의원에게 사실상 불출마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특히 '임기의 4분의 3 이상을 마치지 않은 선출직 공직자가 각급 공직 선거에 출마할 경우 경선에서 10%를 감점한다'는 당규를 이번에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 2015년 2월 만들어진 이 규칙이 현역 국회의원에게도 적용되는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추미애 대표는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국회 내 의석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것도 집권당으로서 중요하다는 것을 뛰는 분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절충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김영진 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을 사퇴하고 기초단체장을 나가는 것은 금지"라며 "광역단체장도 문재인 정부 후반에 중요한 게 국회 내 개혁과제 입법과 정책, 예산 통과인데 기본이 흔들리면 안 된다. 그런 구도에서 출마자들이 민주당원으로 (어떤) 도움을 줄지 고민해야 한다"고 현역 출마 예정자들에게 공개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이 처럼 민주당이 지방선거 출마 예정 현역들의 발목을 잡으면서 충청권의 오제세(충북지사)·양승조(충남지사)·이상민 의원(대전시장)의 향후 지방선거 행보에도 상당한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당내 경선까지는 의원직 유지가 가능하지만 당의 후보로 선출되면 공직선거법상 지방선거 30일 전인 5월14일까지는 사퇴해야 한다. 이들의 현역의원 사퇴 여파에 따라 5월말 원구성 협상 전에 원내 2당으로 밀려날 수도 있단 얘기다.

즉, 이들 모두 당의 불출마 압박과 경선시 10% 감점의 부담을 안으면서 지방선거 출발선상에 선 상태로,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날 "(당이 현역 출마를 말리는 지역은) 당이 지방선거에서 불리한 지역과 현역과 경쟁력 있는 원외 인사가 경쟁하는 지역"이라며 "즉, 충청권은 충남 양승조 대 박수현, 대전 이상민 대 허태정 구도(현 유성구청장, 차기 구청장 불출마 선언)가 해당된다고 불 수 있다"고 했다.

지방선거에 자천타천으로 출마가 거론되는 현역의원은 충북 오제세, 충남 양승조, 대전 이상민 의원을 비롯해 서울 민병두·박영선·우상호·전현희, 경기도 전해철, 인천 박남춘, 부산 김영춘·박재호·최인호, 경남 민홍철·김경수, 대구 김부겸, 전남 이개호 의원 등 16명이다. 여기에 성남시장 출마의사를 가진 김병욱 의원을 포함하면 17명에 이른다.

반면 한국당의 경우 경북지사를 준비 중인 김광림·이철우·박맹우 의원 외에는 출마 예정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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