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텅텅빈 산부인과.(자료 사진) / 뉴시스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아기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운 것은 새삼스럽지 않지만 최근 들어 출생아 감소추세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017년 11월 인구동향'을 보면 출생아 수는 1년 전보다 3천400명(11.2%) 감소한 2만7천명에 불과했다. 이는 2000년 월별 인구동향 집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는 사상 처음으로 출생아 수가 연 40만 명에 미달할 게 확실시된다고 한다.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충북에서 한 달간 출생하는 출생아 수가 10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6년 1만1900명보다 10.9%가 준 것이다. 이는 심각한 현상이다.

우선 우리 주변에서 어린이집이 보기 힘들어졌다. 그 흔했던 '유치원'은 물론 산부인과, 소아과등 산모와 어린이를 위한 병원도 찾기기 쉽지 않다. 대신 노인요양원과 노인요양병원은 우후죽순(雨後竹筍)격으로 증가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인구의 증가가 예상 밖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구 역피라미드 현상'이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늙어가는 대한민국의 안타까운 자화상이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인구동향 자료는 역대 정부의 출산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24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특히 2016년 12월부터 최근 10개월간은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유지하는 등 급격하게 아기 울음소리가 줄고 있다. 시·도별 출생아 수는 서울·부산·대구 등 14개 시도는 감소했고 세종·전북·제주는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충북은 연간 기준으로도 2012년 1만5100명을 정점으로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는 1만2700명에 그쳤다. 한 달간 출생아 수도 900명에 그쳐 올해 누적 출생아 수도 지난해 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합계출산율은 12년 만에 최저 기록을 새로 쓸 것으로 보인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저출산을 가늠하는 국제 기준으로 활용된다. 관련 통계 집계 후 최저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8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1.06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1.17명과 비교하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통상 출산율 1.3명 이하가 3년 이상 지속되면 초저출산이라고 하는데, 한국은 15년간 이어지고 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정부가 10년 이상, 3차례에 걸친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통해 100조원 이상의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거꾸로 갔다.

인구감소는 엄청난 사회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 틀림없다. 전문가들은 '노동력 부족(Shortage)', '생산성 저하(Shrinkage)', '세대 간 일자리 경합(Struggle)' 등 이른바 '3S' 현상의 발생 가능성과 경제적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지자체도 리스크다. 지난 5년간 전국 88개 군지역의 인구는 12.2% 줄었다. 특히 충북지역 군단위 인구감소추세는 우려스러울 정도다. 지자체도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인구절벽이라는 위기의 쓰나미가 덮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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