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투 도둑사건' 시민단체 집회 "알바생에 사과하라"
SNS 등 비난물결...본사측 "점주 폐점신고후 연락두절"

비정규직없는 충북만들기 운동본부는 18일 청주시 서원구 수곡동의 한 편의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명백한 괴롭히기 신고 보복신고에 대해 알바 노동자와 그 가족에서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완종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최저임금 문제로 다툰 10대 아르바이트생을 '비닐봉투를 훔쳤다'며 경찰에 신고한 편의점 점주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이 편의점 점주에 대해 정식사과를 요구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비정규직없는 충북만들기 운동본부는 18일 청주시 서원구 수곡동의 한 편의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명백한 괴롭히기 신고 보복신고에 대해 알바 노동자와 그 가족에서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편의점주는 근로계약서를 알바생에게 주지 않았고 보복성 절도 신고를 해 생전 처음 가보는 경찰서 행 조사를 받고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악덕 편의점주들은 임금 문제제기에 대해 폐기식품 취식을 절도로 신고하기, 신고 시 경찰대응 방법 등의 갑질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었다"며 "알바 노동자의 입장을 악용해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거나 써도 교부하지 않은 행태도 비일비재하며 주휴수당 주지 않기, 파손물품 비용 전가 등 불법적인 임금 삭감 행위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편의점주는 이를 본사 지시사항이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그러나 편의점 본사는 언제나 해당 가맹점의 문제라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며 "점주의 말이 사실이라면 편의점 본사의 책임도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SNS를 통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전국적인 네티즌들의 비난의 물결도 일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bxxxxxx를 쓰는 한 네티즌은 "임금주기 싫어 알바생으로 도둑으로 신고한 편의점 업주가 영업을 중단했지만 잘못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며 "이런 철면피한 업주는 철저히 댓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저 편의점 우리동네 였네 청주였을줄이야', '청주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하다니 창피하다', '해당 편의점의 위치를 밝혀줘야 청주시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요?'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본사 관계자는 "현재 해당 편의점주는 폐점신고를 하고 본사와의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며 "이번 사건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아르바이트생에게도 안타까움을 전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 하지 않도록 본사 차원에서 각 점주들을 대상으로 직원고용 관련 교육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편의점 점주 A씨는 지난 10일 아르바이트생인 B(19·여)씨를 '1천원 어치 비닐봉투 50장을 훔쳤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B씨가 지난 4일 오후 11시 50분께 편의점 일을 마친 뒤 20원짜리 비닐 봉지 2장을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피해가 경미하고 B씨가 절도에 대한 고의가 없다고 판단해 '혐의없음'으로 내사 종결했다. 경찰에서 A씨는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지 않고 그만둔다는 말에 화가 나서 비닐봉지를 훔쳤다고 신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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