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TX 오송역 명칭'은 청주시의 해묵은 현안이다. 얼마 전 중도하차한 이승훈 전시장 취임 때부터 이 문제가 불거졌고 잊을 만 하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 때문에 오송역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줄기차게 이어졌지만 늘 원점에서 맴돌았다. 우유부단한 청주시 행정의 극치를 보여준 사례였다. 연말을 맞아 오송역사 명칭 변경문제가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청주시가 11일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KTX 오송역 명칭 개정 추진위원회'를 발족한 것이다. 이번엔 역사 명칭이 바뀔지 주목되고 있다.

2010년 준공된 '오송역'은 당시 여론조사기관인 모노리서치가 청주·청원지역 주민을 대상으로한 여론조사에서 청주오송역 51.2%, 오송역 20.6%, 세종역 13.9%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3월 역시 모노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역사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으며 75.9%가 청주오송역을 지지했다. 오송역 명칭변경이 논란이 된 결정적인 이유는 타시·도 이용객들이 '오송'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충북에 속해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이 때문에 타시^도에선 광역^기초단체 이름과 포함시킨다. '광주송정역'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동에 위치하고 있다. 천안·아산역은 충남 아산시 배방읍 장제리에 소재한다. 원래 지명대로 송정역이나 배방역이라고 이름을 정했으면 어느 시^도에 속해있는지 모르는 외지인들이 더 많을 것이다. 광주 송정역이나 천안·아산역으로 이름을 정한 배경엔 그 지역주민들은 물론 외지인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된 2015년 4월은 역사명칭변경의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 전 시장은 오송읍 주민들 눈치만 보며 기회를 놓쳤다. 당시 이 전 시장은 한달 전 방송 인터뷰에서 "오송역 개명 논란을 무작정 끌 순 없다"며 "이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려 논란을 마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지만 말뿐이었다. 2년을 허비했다. 이 와중에 세종시는 불과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세종역'을 신설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2013년 2월 국토교통부가 세종시에 KTX 역을 신설하는 '제2차 국가 철도망 계획'을 검토한 것이 알려진 것이다. 이 때문에 세종역 신설 주장을 잠재우기 위해 아예 '청주오송·세종역'으로 바꾸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오송역 명칭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청주시는 앞에서는 하겠다고 하면서도 뒤에서는 팔짱만 끼고 있는 식의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런 식의 행정으로는 100만명 도시를 추구하는 청주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오송역은 호남분기역으로 제 역할을 하면서 이용객이 연간 600만명을 넘어섰다. 전국 KTX역 중 9번째로 높은 이용율이다. 청주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오송역을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해서 더 이상 역사명칭 변경을 늦춰서는 안된다. 청주시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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