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TX 오송역 / 중부매일 DB

KTX 오송역이 또 하나의 기록을 썼다. 지난 3일 오후를 기준으로 연간 이용객 600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용객증가속도가 가파르다. 지난해 4월 이용객 500만 명을 돌파한지 20개월만이다. 오송역에 이용객이 몰리는 것은 국내 유일의 고속철도 분기 역이자 세종시 관문 역으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오송보건의료단지가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청주국제공항을 모기지로한 저가항공사 에어로K가 국토해양부로 부터 항공운송면허 인가를 받으면 충북의 교통인프라가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0년 11월 개통한 오송역은 초창기 몇 년 간은 넓은 대합실과 주변 주차장에 승객과 차량이 거의 없어 썰렁한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연면적 2만3천400㎡(6천60평)에 공사비가 거의 2천억 원이 투입된 대형역사가 과연 제대로 활용될지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2014년까지만 해도 이용객은 300만 명을 밑돌았다. 하지만 호남고속철도가 개통한 2015년에 연간 이용객 400만 명을, 수서고속철도(SRT)가 운행한 지난해 연간 이용객 500만 명을 각각 넘어섰다. 특히 전라권의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서울과 경부선은 물론 호남선까지 짧은 시간에 다녀올 수 있어 승객들이 몰리고 있다. 오송역의 연간 이용객 600만 명 돌파는 전국 44개 고속철도역 가운데 9번째이다. 그만큼 오송역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오송역이 명실상부한 분기 역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려면 가야할 길이 멀다. 이해찬 의원(더불이민주당·세종)의 선심성 공약인 KTX세종역 설치를 무산시켜야 한다. 이는 혈세 낭비일 뿐 아니라 지역갈등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반드시 막아야 한다. 또 오송역세권 개발사업도 시급하다. 해마다 이용객이 급증하는 추세에 역세권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 분위기가 달라진 만큼 역세권 조성으로 차별화된 유통, 관광, 금융, 의료서비스등 인프라를 제대로 갖춘다면 신규 이용객 창출은 물론 충북선 철도고속화 사업등 연계 교통망도 대폭 확충될 것이다. 충북선 고속화의 꿈이 실현된다면 오송역을 이용해 강원도와의 접근성도 대폭 개선될 것이다. 무엇보다 오송역사 이름도 바꿔야 한다. 청주시는 그동안 수차례 역사개명 방침을 밝히고도 이행하지 못했다. 청주를 널리 알리고 전국 각지의 승객편의를 위해서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돼야 한다.

오송역과 함께 청주공항의 변화도 주목된다. 한화그룹이 대주주인 에어로K가 인가절차를 밟고 있으나 국토부가 LCC 시장 포화 등을 문제 삼아 면허 발급을 지연시키고 있다. 국토부는 관광수요 창출과 선진 LCC를 육성이라는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에어로K 인가를 조속히 해야 한다.

충북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교통의 사각지대였다. 이 때문에 공장유치에 장애가 되고 지역경제가 탄력을 받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고속철도와 하늘길이 충북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철도르네상스의 주역인 고속철도 오송역에 이어 청주공항이 에어로K를 품에 안으면 지역발전에 새로운 전환점(轉換點)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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