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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의 경제학

기사승인 2017.11.16  20: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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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세상] 신용한 서원대학교 석좌교수·前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뉴시스

올 초 경주에 강도 5.8 강진에 이어 15일 포항 북구에 강도 5.4 규모지만 체감 강도는 더 센 지진이 발생하면서 대한민국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과 공포감이 널리 퍼지고 있다. 이미 1978년 9월 속리산에 진도 5.2 지진과 10월 홍성에 진도 5.0의 지진을 경험했던 충청권 내륙조차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라고 할 수 없어 불안 심리는 더 커지는 듯하다. 지진에 대한 일반적인 대피요령이나 피해 최소화 방안과 더불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각종 피해에 대한 보상제도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절실해진 것이다.

지진은 눈에 보이는 피해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도 어마어마하다. 피해지역의 산업생산 감소나 주변지역 주택가격 하락, 피해복구 비용 등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는 경제적 효과 뿐만 아니라,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번 지진이 대한민국 경제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은 소위 '공론화위원회' 등 오랜 사회적 진통을 겪고 어렵사리 결론을 내린 원전 건설과 운영 관련한 일일 것이다. 지진에 따른 안전문제 우려가 증폭되면서 추후 원전을 축소하고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에너지 확대 여론이 더 힘을 얻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국가 에너지 수급정책에 대한 설계의 정교함을 더해야만 하고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과 효과에 대한 분석을 면밀히 따져서 미래를 준비해야만 할 것이다.

일상적 피해에 따른 경제와 산업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당장 코앞의 대입 수능 일정이 갑자기 연기되면서 유통업계나 여행, 공연, 이벤트 등 관련 업계의 일정도 전면 조정이 불가피해졌고 그에 따른 부가적인 피해도 만만찮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행이나 공연 등 사전 예약에 의해 일정을 조정하기 어려운 분야는 더 큰 혼란과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경우 귀책사유 여부 등을 따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해외 여행사 연동 문제 등이 결부되어 취소에 따른 환불 위약금 부과 등의 분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매년 이맘때쯤 수험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해왔던 아이돌 스타 콘서트 등 공연 업계 역시 큰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수능 직후가 골든타임인 게임업계는 이번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 2017 행사도 방문객이 감소되거나 흥행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마감에 맞추어 할인이나 무료입장 등 홍보, 마케팅 행사를 준비했던 유통과 외식업계 등은 그나마 연기된 수능 일정에 따라 이벤트 일정을 연기해 가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밖에 수험생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할인 요금제를 준비한 이동통신사들은 할인행사를 예고한대로 진행하고, 개장시간 등의 운영시스템을 조정해온 증권업계, 듣기평가에 따른 소음을 줄이기 위해 운항시간을 조정한 항공업계 등은 조정된 일정대로 운영하면서 경제적 피해 최소화 노력을 하고 있다.

신용한 서원대학교 석좌교수

인명피해는 물론 건물과 자동차 피해가 발생하다보니 누구나 보험사의 보상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일반적으로 지진으로 인한 부상과 사망의 경우에는 보험금이 지급되지만, 천재지변에 의한 물적 피해는 면책범위에 해당되어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지진 관련 피해는 풍수해보험, 재산종합보험, 상해 및 실손보험, 지진담보특약 등에 의해 보장되고 있다. 풍수해보험은 지진을 비롯해 태풍, 호우, 홍수, 강풍 등의 직접적인 결과로 입은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이고 보험료 절반 이상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정책성 보험이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지진 및 붕괴 피해를 담보하는 보험가입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어 풍수해보험 가입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홍수와 태풍을 제외한 천재지변은 면책되기 때문에 지진에 의한 자동차 손상은 자동차보험 가입여부와 관계없이 보상을 받을 수가 없다.

지진에 따른 공포에서 비롯된 과도한 사회적 갈등이나 경제사회적 의사결정 왜곡 등 보이지 않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할 대상들일 것이다. 지진의 공포가 일상화되는 세상! 알고 대비하는 만큼 모두의 경제사회적 비용과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중부매일 jb@jbnews.com

<저작권자 © 중부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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