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박상준 대기자 겸 논설실장

/클립아트코리아

"출근전에는 BB크림을 바르고 햇볕이 많이 쬐는 날은 썬스프레이, 건조한 날은 미스트를 뿌린다. 모공의 블랙헤드를 없애기 위한 1주일 1번 마스크팩은 필수다"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얘기가 아니다. 3040세대 남성들의 트렌드다. 개중엔 50대도 있다. 정장을 구매할 때 허리는 잘록하고 밑단이 짧은 슬림핏을 구매하고 학생차림의 백팩도 즐겨매는 직장인들이 눈이 많이 띤다.

'나 아저씨(아줌마) 아니거든' 노무(NoMU: No More Uncle)족, 노마(NoMA: No More Aunt)족이 소비주체가 됐다. 물론 새롭지는 않다. 다만 최근 몇 년 새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됐다. 불황에 소비심리가 냉각됐다는 얘기가 많지만 소비자들은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려는 '안티에이징'에는 과감히 지갑을 열고 있다. 몇 년 전 대한상의가 소비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티에이징 산업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80% 이상이 소비지출여력이 '빡빡했다'고 표현했지만 안티에이징 지출은 크게 늘렸다고 밝혔다.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비타민, 홍삼제나 영양제 등 건강보조제를 복용 중이었으며 블루베리, 견과류 등 건강식품류를 섭취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뷰티케어산업은 가파른 성장세다. 미백이나 주름개선을 위한 기능성 화장품과 염색이나 탈모방지 등의 헤어케어제품, 피부관리기, 바디슬리밍 등 뷰티가전 활용도 크게 늘었다. 물론 피부과·성형외과 시술을 받은 사람도 의외로 많다. 세월호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성형시술의혹이 논란을 빚었지만 요즘 트렌드로 볼 때 주목받을 일도 아니다. 재밌는 것은 남성은 모발, 여성은 피부에 관심도가 높다는 점이다. 남성은 헤어케어제품 활용도가 많았고 여성은 기능성화장품, 헤어 케어, 뷰티가전 (뷰티+가전) 순이었다. '모발미남, 피부미녀'를 추구하는 것이다.

박상준 대기자 겸 논설실장

안티에이징 제품과 서비스를 활용하는 이유는 '젊음에 대한 관심'과 '외모가 곧 능력'이라는 마인드 때문이다. 외모가 곧 능력이자 자기관리의 척도라는 인식 때문에 살림은 어려워도 젊게 사는 삶을 누리는데 돈을 아끼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것이다. 심지어 요즘 휴가를 마치고 귀대하는 군인들이 가장 많이 구입하는 것은 화장품이라고 한다. '아저씨티'를 벗으려는 노무족(族)도 가파른 증가세다. 이른바 화장품 한류의 꽃인 '생얼화장품' BB크림을 사용하거나 건강보조제, 건강식품류 섭취를 늘린 남성도 늘고 있다.

이처럼 안티에이징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수명연장과 저출산 고령화, 시니어 세대의 부상, 여성의 사회진출 및 외모중시 경향 확대 등 사회적 요인이 결정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뷰티업계의 시장도 확대됐다. 불황에 뷰티관련제품이 더 잘 팔리는 '립스틱 효과'와 함께 BB크림이나 뷰티가전 같은 창조적 융합 아이디어가 샘솟는 것은 동안(童顔)을 추구하는 아저씨·아줌마 파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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