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시는 최근 KTX 오송역 이름 변경을 위해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고 내년 초에는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민들 중에는 반신반의(半信半疑)하는 사람들이 많다. 3년 전 이승훈 청주시장 취임직후부터 오송역 이름변경의 필요성이 수차례 제기됐지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절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지만 4년이 다되도록 원점에서 맴돈다면 추진력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청주시와 시의회의 무소신, 무개념 행정이 낳은 한심한 결과다. 이 시장은 지난 2015년 3월 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송역 개명 논란을 무작정 끌 순 없다"며 "이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려 논란을 마무할 계획"이라고 강조지만 진전된 것은 없다. 이제 민선 6기도 저물어가고 있다. 청주시가 내년 상반기 중 오송역사 이름변경을 매듭짓지 못하면 역 명칭변경 논란에 따른 소모적인 논쟁만 양산한 채 무능행정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다.
오송역사 이름변경이 끊임없이 제기된 것은 오송이 상대적으로 타시·도 승객들에게 생소하고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외지인 들은 아직도 오송역이 대체 어디에 붙어있는지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시 외곽에 KTX역이 위치한 지자체에서는 지자체이름과 지역이름을 함께 쓰는 곳이 많다. KTX 광주송정역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동에 위치하고 있다. 천안·아산역은 충남 아산시 배방읍 장제리에 소재한다. 원래 지명대로 송정역이나 배방역이라고 이름을 정했으면 광주나 천안·아산에 위치해 있다는 것을 아는 타시·도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광주 송정역이나 천안·아산역, 신경주역등으로 이름을 정한 배경엔 그 지역주민들은 물론 외지인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KTX오송역의 역사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수차례 여론조사에서도 역사이름을 변경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지난 2010년 역사가 준공됐을 당시 여론조사기관인 모노리서치가 청주·청원 주민을 대상으로한 여론조사에서 청주오송역 51.2%였다. 2015년 3월 역시 모노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역사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으며 75.9%가 청주오송역을 지지했다.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된 2015년 4월은 역사명칭변경을 위한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 시장은 오송읍 주민들 눈치만 보며 기회를 놓쳤다. 또 청주시가 그해 9월 청주시가 오송역 명칭브랜드 효과와 명칭 결정 여론조사를 위한 사업비를 추경예산에 반영했지만 시의회가 지역주민 갈등을 이유로 전액 삭감했다. 근시안적인 사고가 오송역 명칭변경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오송역사는 오송읍 주민들뿐만 아니라 청주시민 모두가 이용하고 있는 시설이다. 이뿐만 아니라 KTX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으로 위상이 높아져 이젠 전 국민이 이용하는 역사다. 마침 전문기관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서도 찬성여론이 높았다. 당연히 시민들을 위해서도, 타·시도 이용객을 위해서도 내년 초에는 오송역 명칭논란을 끝내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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