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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단(社稷壇)과 수성동 계곡

기사승인 2017.10.12  20: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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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수성동 계곡 / 뉴시스

마을학교에서 한국사를 강의하다보면, 환웅의 아들 단군이 태백산 꼭대기에 있는 신단수 아래에 나라를 세웠다고 삼국유사에 나온다. 단군왕검의 단군은 제사를 맡은 사람, 왕검은 정치 지배자로 고대 사람들은 하늘신, 조상신 등 여러 신을 섬기며 살았다. 얼마 전, 대학시절 기숙사 선후배들과 종로구 사직동에 있는 사직단(社稷壇)으로 문화기행을 갔다. 고대 농경사회에서 국토와 오곡은 국가와 민생의 근본이었다. 고구려는 391년에 국사(國社)를 세웠고, 신라는 783년에 사직단을 세웠다는 기록이 있다. 사직단은 토지신인 국사신(國社神)과 곡물신인 국직신(國稷神)에게 제사를 드리는 장소이다.

조선시대 종묘는 도성의 동쪽에 사직은 도성의 서쪽에 둔다는 원칙에 따라 지금의 위치에 세워졌다. 서울 사직단은 동서쪽에 두 개를 나란히 만들어 동쪽에는 토지 신(社)에게 제사지내는 사단(社壇)을 서쪽에는 곡식 신(稷)에게 제사지내는 직단(稷壇)을 배치하였다. 사직대제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전주이씨 가문에서 매년 9월 넷째 토요일에 봉행한다. 사직단은 종묘와 더불어 '종묘사직'이라는 국가 자체를 지칭하는 상징적인 곳이다.

이어서 우리 일행은 수성동(水聲洞) 계곡으로 갔다. 이 계곡은 조선시대에 선비들이 여름철에 모여 휴양을 즐기던 계곡으로 겸재 정선 화가가 그린 '장동팔경첩'(壯洞八景帖)이 수성동에 등장하면서 유명한 장소가 되었다. 장동은 지금의 서울 종로구 효자동과 청운동 일대를 가리키는 옛 지명이다.


교사시절,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연수를 여러 번 받았다. 통일신라에는 불교문화, 고려시대는 불화가 유명했고, 조선시대는 산수화, 인물화가 유명했다. 그리고 조선후기는 한국 회화의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18세기에는 겸재 정선의 산수화와 조영석의 인물화(풍속화)가 최고였다. 명지대 이태호 교수는 '조선시대 산수화와 진경산수화' 특강에서 겸재는 진경산수화라는 우리 고유의 화풍을 개척하였고, 그의 그림 중 가장 유명한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는 수묵화로 비 온 뒤 안개가 피어오르는 인왕산의 순간을 포착하여 물기가 가득하고 깨끗함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했다.

수성동계곡은 화가 정선의 장동팔경첩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계곡 초입에 놓인 1.5m 내외의 기린교가 겸재의 그림과 거의 흡사하다고 하여 복원을 하였다. 기린교는 도성 내에서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보존된 돌다리이다. 계곡 위쪽으로는 소나무와 자귀나무, 산사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뤄 싱그러운 기운을 뿜어낸다. 인왕산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경관 덕분에 조선시대 최고의 문인과 화가들이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린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곳을 지날 때 많은 화가 지망생들이 섬세하게 스케치를 하고 물감을 입히고 있었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문화기행을 끝내고 경복궁역 근방의 빈대떡과 족발 전문점에 갔다. 그동안 남자들만 참가하다가 이번 문화행사에는 부인들을 대동하여 더욱 훈훈한 느낌을 주었고 대학시절 기숙사 축제 같은 느낌도 났다. 대학시절 지방에서 올라와 2~4년간 한솥밥을 먹던 선후배들이라 끈끈한 정도 많다. 역사학, 국문학, 신문방송학, 행정학, 기계공학, 전자공학, 건축공학, 식품공학 등 전공이 다양한 9명이 갈수록 더욱 정감을 느끼게 한다. 다음 모임은 늦가을 풍경을 느끼자며 11월 초 창덕궁에서 만나기로 하고 아쉬움을 남기며 헤어졌다.


중부매일 jb@jbnews.com

<저작권자 © 중부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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