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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존재가 교실에서 민주적으로 거주할 때

기사승인 2017.10.11  18: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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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석교사 이야기] 감곡초등학교 수석교사 이태동

/ 클립아트코리아

"평소 수업을 신나는 놀이나 연극처럼 할 수만 있다면…"

예전엔 이런 상상이 꿈같은 일이었다. 요즘엔 교사의 의지와 학생들의 호응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 되었다. 과거에도 놀이나 연극 수업을 전혀 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입시 문화의 영향권 아래 매우 제한적이었다. 교과서 내의 형식적인 틀을 벗어나기 어려워 개인의 창의성 교육보다는 교과서 진도 나가기와 성적 올리기에 급급했다. 그런 수업의 획일적인 모습은 곧 학생들의 사고과정과 탐구 기회를 빼앗아 평가 또한 경쟁적인 의식을 조장하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안내나 피드백(feedback)이 되지 못하는 비효율성을 낳았다.

수업 중 교실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한 학생이 갑자기 "수술해야지?" 하고 혼잣말을 던진다. 뜬금없이 의학 실습이라도 하는가, 아니면 역할극이라도 하는지…. 고개를 돌려보니 5학년 한 여자 아이가 한창 그림에 몰두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틀린 그림에 대한 무의식적인 평가를 했던 모양이다. 당황하는 기색을 보인다기 보다 '틀린 부분을 즐겁게 고쳐야지.'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괜찮아! 그림 그리다 보면 그럴 수 있어."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에 박수를 보냈다. 3학년 때에 그 아이는 작은 일에도 잘 토라지고 소심했었는데….

가끔 학생들은 하고자 하는 일이 뜻대로 잘 안되거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약간의 방해라도 받기라도 하면 즉각 끔찍한 욕설과 함께 괴성을 지르곤 한다. 게다가 남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행동도 종종 보인다. 일상적으로 스마트폰에 집착하고 인터넷 게임에 익숙한 탓이겠지만 자기관리 내지는 자기통제훈련이 부족한 이유도 있을 거라는 추측이 간다. 눈앞에 현실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그들과 비교해보면 무척 희망적이라는 기운이 느껴졌다.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아이들에게는 어떤 목표를 도달하려고 하는 도전정신과 의지가 있다고 본다. 신뢰감이 관건이다. 학생들을 위기로 내몰지 않을 것이라는 단서는 물론, 어른들이 조금만 더 기다려주고 과정에 조금만 더 의미를 부여한다는 전제를 두어야하겠지만. 고학년 성숙한 학생들은 돌발적인 문제가 생겨도 "걱정하지 마세요. 급할수록 돌아가야 해요"하고 오히려 선생님이나 부모들을 위로 해주거나 충고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막상 학생들도 자신들에게 놓여 진 절박한 문제는 한 번쯤 더 생각하고, 왜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는 고민을 하는 것이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른들의 '빨리빨리' 문화와 과거 경쟁의식에 젖어있던 습관적 태도가 더 문제라는 의식을 가지게 된다. 어릴 때부터 학생의 존재가 교실에서 민주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개방적 시야와 인식이 필요하다. 교사의 자율성과 아울러 학생의 자율성도 수용되어야 협력적 존재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교과서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토론 기회를 자주 가지며 공감하는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 작은 실수에도 과민한 반응을 보이거나 건설적인 의견에 비판적 태도를 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교사의 리더십(leadership)은 결국 학생들의 감성적 자극과 합리적 사고를 조화롭게 이루어갈 때 학생들의 피드백에 대한 방어적 태도를 걷어 낼 수 있다. 학급을 효율적으로 경영하고 단합된 힘을 발휘하려면 적절한 역할 부여와 책임의식을 싹트게 하는 동기를 주어야 한다.

프로이트(Sigmund Freud)는 "인간의 부정적 정서를 극복하고 소망을 충족시키는 힘이 놀이에 있다."라고 정의한 바 있다. 피아제(Jean Piaget)도 "어릴 적 놀이 경험이 인지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기초적인 토론과 놀이, 역할극 내지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연극의 중요성이 최근 부각되는 이유다. 각자의 역할과 정서를 통해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경험하고 공감 영역을 다양하게 확대해 나갈 때 학생, 학부모, 교사가 모두 행복하지 않을까?


중부매일 jb@jbnews.com

<저작권자 © 중부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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