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년전 충북지사 선거에서 가장 쟁점이 된것은 청주권 '발암폭탄' 논란이었다. 당시 모 후보는 '충북환경의 실체'라는 선거유인물에서 충북이 발암물질 배출 3년 연속 전국 1위, 치명적 화학물질 불산 배출 1위, 1급 발암물질 '미세먼지'농도 전국 1위, 호흡기 질환 사망률 4년연속 1위, 청소년 유해 생식독성물질 배출 3위 등 충격적인 수치를 제시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제기했다. 선거 때 반짝했던 환경오염 공방은 금방 잊혀 지면서 그 이후 달라진 것은 없다. 엊그제 환경부의 '화학물질 배출·이동량 정보'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모든 발암물질 배출량을 집계한 결과 충북이 광역자치단체 중 최고 수준이었으며 그 중에서도 청주시의 환경오염 수치는 타시·군을 압도했다. 청주 오창은 IT 첨단산업의 전진기지이자 충북의 성장엔진이지만 한편으로는 공해의 진원지가 됐다. 하지만 청주권 발암물질의 양이 얼마나 되며 실제 인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충북도와 청주시 조차 관심이 없으니 한번 악화된 대기·수질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방안도 제시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가 발표한 발암물질 중 90% 이상은 '디클로로메탄'이라는 유해물질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염물질이다. 오창산단의 W스코프코리아㈜와 ㈜셀가드코리아, SK이노베이션 증평공장 등의 배출량이 많았다.
또 지하수 수질도 우려스럽다. 중부매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5년7개월간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알루미늄, 비소, 망간등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것이 236건으로 전국 시·도 가운데 네 번째로 많았다.
시민들이 들이 마시는 공기와 늘 마시는 물이 오염됐다면 누구나 불안해 할 것이다. 물론 3년 전 환경부는 "평생 동안 흡입해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추정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염물질로 인한 피해는 10년 이내에 드러나는 것이 아닐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잠복기를 거쳐 20년 후에 공장주변 주민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쳐 사회문제가 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일본에선 발암물질 배출업체는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데 W스코프코리아가 일본에서 넘어온 기업이다.
청주를 '맑은 고을'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지난해 청주는 상반기에만 여섯차례의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렸다. 전국 16개 시·도 39개 권역 중 세 번째로 많았다. 공업도시도 아닌 청주에 미세먼지가 많은 것은 공장 매연과 중국에서 건너 온 황사등 외부적인 영향도 있지만 자동차 배출가스와 화석연료가 탈 때 나오는 연기 등 내부적인 요인도 있을 것이다.
청주시는 현재 85만여명대인 인구를 2020년까지 100만 명으로 늘리기 위한 정책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도시'를 지향하지만 도시의 규모가 삶의 질을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야겠지만 '공해도시'로 낙인찍힌다면 도시팽창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더 이상 발암물질이 대기를 오염시키고 중금속이 수질을 더럽히지 않도록 세심한 환경정책이 절실하다. 많은 시민들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공해 없는 쾌적한 친환경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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