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금연휴 관련 공항 자료사진 / 뉴시스

중국의 사드보복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거칠고 치졸해 지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적자가 누적되거나 하나 둘 밀려나고 있다. 이마트는 20년 만에 완전히 철수했으며 불매운동의 표적이 된 롯데마트는 올 연말까지 1조원대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대자동차도 판매부진으로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만큼 고전하고 있다. 관광경기도 마찬가지다. 중국인관광객이 발길이 뚝 끊어지면서 관련업계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유커(遊客·중국인단체관광객)들로 붐볐던 청주국제공항은 사드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시골터미널처럼 한산해졌다. 그나마 고사(枯死) 위기속에서 추석 황금연휴 중국노선 예매율이 90%를 넘어서면서 반짝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추석연휴 승객은 대부분 한국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한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데 한국관광객은 중국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이다. 오는 10월 초순 추석황금연휴에 보게 될 씁쓸한 풍경이다.

중국은 전방위적으로 우리나라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사업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롯데마트는 매출이 80%이상 줄었다. 중국인들의 한국제품 소비가 크게 줄면서 오리온 매출도 전년동기대비 42%가 줄었으며 중국의존도가 컸던 화장품업계도 위기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등 배터리업계도 중국의 보복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의 유력매체들은 최근 사드 발사대 4기 추가배치에 격렬하게 반발하며 한국 때리기에 나섰다. 환구시보는 "한국은 부평초 신세가 돼 중·러의 전략타깃이 될 터이니 절과 교회를 더 세워 평안을 기도해야 할것"이라며 보도했다. 한국의 자위적인 조치를 조롱하고 협박하는 안하무인과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열흘을 연달아 쉴 수 있는 황금연휴를 맞아 중국행 항공기는 매진행진을 벌이고 있다. 텅텅 빈 상태로 운항해 노선 유지를 걱정했던 중국노선의 연휴 기간 예약률은 이미 90%를 상회하고 있다. 청주공항 중국노선은 대한항공의 청주∼항저우(杭州) 노선과 아시아나항공의 청주∼베이징(北京) 노선, 이스타항공과 남방항공의 청주∼옌지(延吉) 노선으로 티켓을 구하기 힘들만큼 예매율로는 만석이다. 반면 추석연휴에 한국을 찾는 중국인의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중국은 혐한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인에 대한 분위기가 싸늘하다고 한다. 오죽하면 주중 한국대사관은 교민들에게 신변안전에 유의해 달라는 주의보까지 발령한 상태다. 막말과 악담으로 한국을 능욕(陵辱)하고 한국산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분위기에서 굳이 연휴를 즐기기 위해 중국행 여객기에 오르는 것은 결코 좋아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최장기간의 황금연휴를 쉴 수 있도록 한 취지는 충분한 휴식을 통해 직장과 가정의 조화를 누리게 하겠다는 뜻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짧은 기간이라도 청주공항이 활기를 띠는 것은 좋지만 노골적인 사드보복으로 한국을 폄하하는 중국으로 관광을 가는 것 보다 국내 관광지에서 한푼이라도 더 쓰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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