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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맛을 알아야 식용 곤충산업도 발전합니다"

기사승인 2017.08.20  19: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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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농업의 블루오션 곤충산업] ⑤ 국내 최초 식용곤충 전문 식품제조업체 '이더블버그'
전국 최초 곤충과자 상품화…취미가 사업으로
마니아층 생겨 자신감…19가지 자체제품 개발
서울·부산 매장…고소애 쉐이크·넛츠&벅스 인기
3년만에 식용곤충 시장 '1등 카테고리'로 우뚝

류시두 이더블버그 대표 / 사진= 김정미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익숙하지 않음에서 오는 불편함 때문에 곤충의 맛과 향, 식감을 살려 요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떤 이들은 곤충을 숨기려고만 합니다. 편하고 쉬운 길이죠. 한편으로 설득력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먹어보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면 곤충을 숨기는데 급급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누구나 찾고 원하는 식재료가 되기 위해서, 곤충 고유의 맛을 알려야만 합니다. 커피 맛을 모르는데 커피가 생각날 수 없듯이 말이죠. 진정한 의미의 곤충요리, 이더블 커피에서 선보입니다." -<이더블 카페>에서

#호기심에 먹어본 식용곤충

갈색거저리 유충을 반죽에 넣은 몬스터 오트밀쿠키와 스마일 초코쿠키 / 이더블버그 제공

이더블버그(ediblebug, 대표 류시두)는 국내 최초 식용곤충 전문 식품제조업체다. 식용곤충 전문 '이더블 카페'를 통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에서 취미로 곤충과자를 굽던 청년은 오래지 않아 부산시 동래구 안락동(가맹)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직영)에 이더블커피 2·3호점을 내는 청년 사업가가 됐다. 부산 매장을 제외한 서울 매장 2곳을 류시두 대표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경제학도였던 류시두 대표는 학창시절 이미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IT분야에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지만 경쟁이 치열했다. 곤충사업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귀뚜라미로 에너지바를 만들었다는 기사 때문이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식용곤충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다.

건조누에와 건조 메뚜기, 건조 갈색거저리 유충 / 이더블버그 제공

"UN에서 미래 식량이라고 소개는 했지만 어이가 없었어요. 뭐 이런 것을 미래 식량이라고 소개하나 싶었죠. 현실적이지 않은 학자들의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궁금하더라고요. 과학적으로 좋은 식량이 될 것이라고 소개하는 곤충은 과연 어떤 맛일까. 호기심에 사료용 밀웜을 사서 먹어봤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거예요. 맛도 영양학적으로도 뛰어난데 결국 인식이 문제라는 판단을 하게 됐죠."

공짜로 줘도 먹을 것 같지 않은 식량 자원. 곤충을 사업 소재로 선택하는 일은 무모해보였다. 나 홀로 쿠키를 만들어 먹다가 특기를 살려 사이트를 구축했다. 식용곤충에 대한 글과 사진을 업로드하고 해외 뉴스도 업데이트 하면서 주말에는 쿠키를 만들었다. 드물게 들어오는 방문객을 위해 곤충쿠키를 보내주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공짜로 보내주는 곤충쿠키 택배는 1회로 한정했다. 먹어보고 말겠지 했다.

#취미는 어떻게 사업이 됐나

건조 갈색거저리 유충 / 이더블버그 제공

그런데 마니아층이 생겼다. 다른 이름, 같은 주소로 쿠키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주문 숫자도 늘어났다. 신청자가 50명쯤 되니 주말 하루 취미로 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곤충은 사업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은 섣부른 예단이었다.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구글독스를 이용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하고 곤충쿠키를 나눠줄 때도 의견을 물었다.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 막상 의견을 모으고 나니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갈색거저리가 10~15마리는 되어야 진정한 곤충쿠키 아닌가요?'라거나 '곤충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 많았다. 마이아층이 있고 숨은 수요가 분명히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사업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때가 2014년 12월이었다.

2014년은 정부가 한시적으로 식용곤충을 허가한 때이기도 했다.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의 시들해진 상권을 찾아 상가를 계약했다. 고정지출 만큼의 수입을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사업은 흥미진진했다. 쿠키 2가지, 에너지바 3가지가 메뉴의 전부였다.

"유엔보고서에 영국의 엔토라는 회사가 만든 식용곤충식이 소개됐었어요. 레시피를 만든 사람 중에 누가 봐도 한국인으로 보이는 인수 김이라는 이름이 있었죠. 페이스북으로 수소문해서 만나고 싶다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마침 한국에 있다는 답이 온 겁니다."

디자인을 전공한 김인수 씨는 영국의 '르 꼬르동 블루' 요리학교에서 제과제빵을 공부한 요리전문가였다. 이더블버그의 에너지바와 쿠키는 김인수 씨와의 만남을 통해 좀 더 대중적이고 세련된 맛으로 업그레이드된다.

당시 식용이 가능한 곤충은 메뚜기와 누에, 누에번데기를 비롯해 한시적으로 허가 난 흰점박이 꽃무지(굼벵이, 2014년 9월)와 갈색거저리 유충(2014년 7월)이 전부였다. 이더블버그는 메뚜기와 갈색거저리를 주로 활용했다.


#식용곤충의 1등 카테고리

이더블 카페에서 판매하고 있는 오트밀 쿠키 / 이더블버그 제공

비용이 수반되는 마케팅 대신 류시두 대표가 선택한 홍보방법은 PDF로 만드는 식용곤충잡지였다. 식용곤충에 대한 해외 동향과 국내 연구, 세미나 등 국내 식용곤충 관련 소식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식용곤충회지 Bug'zin'를 발간했다. 직접 해외 선진지를 취재하기도 했다.

식용곤충에 대한 콘텐츠 자체가 없던 시절이다 보니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식용곤충 시장에서 일등 카테고리가 돼야 한다는 류시두 대표의 목표는 적중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메뉴도 늘어났다. 제조시설을 갖춘 이더블버그는 현재 직접 제조한 과자 8종, 건조·분말 6종, 선식 형태의 파우더 1종, 다른 업체에서 만든 소면 2종과 건강식품 2종을 '이더블 카페'에서 판매하고 있다.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매장은 환경 이슈에 관심이 많은 건물주의 투자를 받아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곤충이 친환경적 미래식량이라는 점이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더블 카페'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고소애 쉐이크 / 이더블버그 제공

'이더블 카페'에서 곤충 메뉴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정도. 간식 이외에도 고소애 500마리와 300마리가 첨가된 쉐이크, 고소애 한방차, 영지 귀뚜라미 차, 누에 녹차 쉐이크, 한방 메뚜기 차 등의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고소애 쉐이크와 '넛츠&벅스'다.

포장지에 '자연에서 온 건강간식' '지구를 구하는 슈퍼 단백질' '몸에 좋고 맛도 좋은 곤충스낵'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넛츠&벅스'는 아몬드와 캐슈넛, 건조 갈색거저리 유충으로 구성됐다.

'식용곤충을 맛보고 싶다면 이더블 카페로 가라'. 이더블버그는 설립 3년만에 식용곤충 시장의 1등 카테고리로 자리잡았다.

#많은 요리보다 많은 매장을

이더블버그 직원이 식용곤충 레시피를 활용해 파스타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 이더블버그 제공

"많은 요리보다 많은 매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류시두 대표는 이더블 버그가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2013년 유엔 농식량기구의 식용곤충 보고서 이후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곤충요리를 파는 곳도 생겼지만 직영·가맹 매장을 늘려가는 곳은 이더블버그가 유일하다.

매장의 확장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재 구매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더블버그의 약진은 주목할 만하다. 류시두 대표는 소비자와의 접점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이더블버그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더블버그는 지난해 가을부터 귀뚜라미 스프레드를 바른 베이글과 영지 귀뚜라미 차 등 다양한 메뉴의 곤충 요리를 브런치로 선보이고 있다. 또한 국내외 곤충식품을 판매하는 방법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방콕에 본사를 둔 Bugsolutely사의 크리켓 파스타(귀뚜라미 20% 함유), 인섹트비전에서 시판중인 양주골 고소애 소면을 카페에서 판매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오픈 레시피 프로젝트'에는 일반인 참여(sidoo@edible-bug.com)도 가능하다. 인스턴트에서 코스요리까지 누구나 친숙하게 곤충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레시피를 공개하고 있다.

류시두 대표는 맛과 영양은 물론 환경적 가치를 지닌 곤충을 먹기 위해 눈이 아닌 뇌를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곤충의 외형이나 향, 맛을 살려야 진정한 곤충요리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곤충을 보이지 않게 숨겨야 한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만큼 곤충에 대한 관심과 생각이 쏟아지고 있지요. 급성장하는 시장 특성상,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단순한 관심이나 애호가 아니라 식용곤충 산업에 뛰어드는 경우라면 많은 탐색과 주의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식용곤충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곤충생산 농가 육성 못지않게 판로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 기획취재팀 (팀장 김정미, 이지효)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정미 기자 2galia@jbnews.com

<저작권자 © 중부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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