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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 유구한 향기…도시 전체가 문화유산

기사승인 2017.08.13  18: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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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후커플의 지구별 신혼여행] 25. 이탈리아 - 몬테로소·피렌체

피렌체 전경

후후커플은?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동반퇴사하고
1년 간 세계여행을 떠난 조현찬(32)·연혜진(28) 부부다.

시부모님과의 유럽여행은 프랑스에서 스위스, 그리고 이탈리아로 이어졌다. 세 나라 모두 유럽에서 아름답기로 빠지지 않는 나라들이었기 때문에, 짧은 일정이었지만 예쁜 곳들은 모두 보여드리고 싶었다.

우리가 가기로 한 친퀘테레(Cinque Terre)는 해안가를 따라 쭉 이어진 바위와 절벽에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져있는 다섯 개의 마을이다. 그 절경은 너무 예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선정되어있다고 한다. 다섯 마을 중 우리는 레몬이 유명한 다섯 번째 마을 몬테로소로 향했다.

친퀘테레 다섯번째 마을인 몬테로소

몬테로소는 한눈에 들어오는 작은 해변을 낀 마을이었다. 바다는 청량하고 맑은 것이 이온음료 색을 꼭 닮은 바다는 햇빛을 받아 쉬지않고 반짝거렸다. 발 바로 아래 맥주 거품 같은 파도가 부딪치는 넓다란 바위에 둘러앉아 미리 싸온 도시락과 맥주를 마셨다. 우리가 있는 곳이 지상낙원이니, 뭘 먹어도 맛있을 수밖에 없었다. 매일 가장 예쁜우 곳에 걸터앉아 도시락을 먹는 게, 우리 모두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작은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아기자기한 골목들이 이어졌다. 친퀘테레의 마을들을 그린 그림을 걸어둔 화가도 있고, 해산물 요리를 파는 가게도 많았다. 따뜻한 햇볕을 쬐며, 우리는 천천히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마저 흥미로웠다. 그날 저녁, 우린 몬테로소에서 사온 레몬주 한 병을 나눠 마셨다. 도수는 꽤 높았지만 시큼한 레몬향이 홀짝홀짝 마시기 참 좋았다.

140년간 지었다는 두오모 성당

다음날 밀라노로 가는 길, 예정에 없던 피렌체에 들렀다.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될만큼, 역사적으로도 건축적으로도 가장 유명한 이탈리아 도시 중 하나인 피렌체. 하지만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의 배경이었던 두오모 성당은 그 뜨거운 인기로 수많은 투어 관광객들로 붐비는 바람에, 그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관광객들의 한국어, 중국어가 뒤섞여진 것은 소음에 가까웠고 사진을 찍느라 혼잡한 분위기는, 오히려 우리 가족들끼리의 여행을 즐기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아무리 멋지고 예쁜 여행지라도 너무 번잡한 곳은 여행의 즐거움이 반감된다. 우리가 한적한 자연이나 작은 도시를 더 좋아하는 이유다.

이탈리아를 최고의 여행지라고 꼽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에게 이탈리아는 프랑스나 스위스에 비해선 크게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나라였다. 아마 이탈리아의 첫인상이 좋지 않아서였는지도 모른다. 차로 이탈리아를 다니면서 운전중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담배를 피고, 신호 없이 차선을 추월하는 등 이탈리아 사람들의 운전습관이 매우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차선은 추월 차선으로만 사용하고, 언제나 주변 차를 먼저 배려하며 안전 거리를 준수하며 운전하는 프랑스와 스위스에서와는 확연히 달랐다. 또 다른 이유는 거주자 외 모든 차 반입을 금지하는 ZTL(Zone Traffic Limited) 구역 때문이다. 길을 헤매다 실수로 ZTL 구역에 두번 정도 들어간 적이 있는데 CCTV로 적발되면 한국으로 벌금 통지서가 날아온다는 말에,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이탈리아에서 자동차 여행하는게 이리 긴장되다보니, 여행지에 대한 인식도 그렇게 좋지는 않나 보다. 역시 여행지에 대한 느낌은 개개인의 기억이나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매일 저녁, 우리는 유럽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재료들로 유럽식, 한식 퓨전으로 크게 한상 차려먹었다. 김치찌개, 스테이크, 생선구이, 연어구이, 어묵탕과 연어샐러드, 카프레제, 크레페 등의 메뉴에, 맥주와 와인도 빠지지 않았다. 시부모님과 보내는 날이 많아지면서, 저녁식사를 하며 함께 나눴던 대화들도 인상 깊었다. 특히 여행 마지막 저녁에 나눴던 대화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어머님, 아버님께서는 우리 둘이 앞으로 부부로서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할지 이야기해주셨다. 두 분이 어떻게 남편과 도련님을 키우셨는지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눈이 시큰거렸다. 오빠조차도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부모님의 마음이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함께 살아갈까, 미래에 어떤 부모가 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화했다. 우리의 여행은 더 넓은 세상을 함께 경험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 부부가 서로를 더 이해하며 배우자로서 미래의 부모로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고민하고 배우기 위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날 두 분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교감이 되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시부모님과 함께 한 12일간의 여행. 밀라노 공항에서 시부모님을 배웅하고나서,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여태 실감이 안 났었는데, 막상 수속을 밟고 멀어져가는 어머님, 아버님의 뒷모습을 보니 모든게 실감이 났다. 한국에서 처음 나왔을 때처럼, 다시 우리 둘만 남은 느낌이었다. 두 분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져 기분까지 허했다. 가시고 며칠간은 네 명이 끼어서 다니던 좁은 차가 너무 넓게 느껴져서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유럽여행을 두 분과 함께 시작해서인지, 나는 아직까지도 차만 타면 부모님과 넷이 다닐 때 생각을 한다. 그리고 부모님 걱정시키지 않도록 우리가 더 건강하게 씩씩하게 잘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부모님과의 여행은 우리에게 또 다른 전환점이 되었다. 우리 둘만의 여행과는 다른 여행이었지만, 그렇게 여행하면서 우리는 더 많이 생각하고 배우게 되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도 시부모님과 여행을 자주 다니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도 생각했다. 꿈꾸듯 행복했던 기억이다. 아마 시부모님과의 유럽여행은, 평생 가장 행복했던 기억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이번 여행은, 우리에게 큰 의미였다. / 후후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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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yhjyhj90.blog.me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사에 싣지 못한 사진들

 

중부매일 jb@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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