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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公僕)과 시민의식

기사승인 2017.08.10  23: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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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진단] 최동일 부국장겸 음성·괴산주재

7월 31일 오전 음성군 삼성면 일원에 150mm 안팎의 기습폭우가 쏟아지면서 저지대 상가 일부가 침수된 가운데 노래방을 운영하는 한 상인이 진흙으로 뒤덮인 가게 내부를 정리하고 있다./신동빈 

최근 우리사회 최대 화두(話頭)중의 하나로 '갑질'로 대표되는 권위주의를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을(乙)'의 자리에서 설움과 핍박을 받던 이들이 제 목소리를 내면서 오랫동안 우리사회에 만연됐던 불평등, 불공정이 하나씩 정리되는 시간을 맞고 있는 것 같다. 권력의 상하(上下) 관계에서 비롯된 '갑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얼마전 미국에서 한 노(老)정객이 보여준 행보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공화당 상원의원인 존 매케인은 80이 넘은 나이에도 뇌 수술을 받은 지 1주일만에 3천㎞를 날아와 의회 표결에 참석했는데 연설을 통해 의원은 국민의 공복임을 잊지 말자고 강조했다고 한다.

공무원을 달리 이르는 말인 공복(公僕)은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이라는 뜻이다. 즉 국민의 일꾼, 국민들의 편익을 위한 존재라는 것이다. 같은 의미지만 다른 어감(語感)을 주는 공무원과 공복의 차이는 책임감과 사명감일 것이다. 이같은 차이는 존경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자기 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연결된다. 또한 이런 마음가짐은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정도(正道)에서 벗어나지 않게 한다. 결국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다면 어떤 권력과 권한속에서도 '갑을'의 수렁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가 휩쓸고 간 청주와 괴산 등에서는 심각한 수해가 발생해 이재민을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상처와 아픔을 남겼다. 이같은 재난재해가 발생할 때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애를 쓰는 이들은 공무원들이다. 물론 자기 일이 아니면서도 땀과 눈물을 함께한 자원봉사자들이 첫 손이지만 사명감으로 일선현장에서 구호와 복구활동에 뛰어든 많은 공무원들의 노고 역시 적지않다.

어느 해보다도 뜨거웠던 올 여름이지만 괴산군의 공무원들은 수해현장을 챙기느라 휴가가 남의 일이 된지 오래됐다. 응급복구가 상당한 진척으로 보인 이달들어서야 일부(15% 가량)만이 하루 또는 이틀, 길어야 사흘 정도 휴식의 기회를 가졌다. 그나마 군수가 수해복구로 고생했으니 휴식을 취하라고 공개적으로 권한 뒤에야 가기 시작했고 나머지 인원은 기약도 없이 수해복구와 가중된 업무로 유난히 힘든 올 여름을 공복이란 사명감으로 견디고 있다.

괴산지역이 기록적인 수해를 입은 지 불과 일주일여만에 음성에서도 물난리가 났다. 몇시간만에 150㎜(군 집계)에 달하는 집중호우로 여러곳의 가옥과 도로, 농경지 등이 침수됐는데 금왕읍 한복판 금왕농협앞 도로에 물이 찬 광경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쏟아진 비에 못지않게 많은 이들의 걱정이 쏟아졌다. 하지만 여러사람의 안타까움을 산 이곳의 침수는 배수구를 막고 있던 쓰레기를 치우자 곧바로 사라졌다고 한다. 누군가 침수전에 배수구만 확인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이번 일은 쏟아진 관심만큼이나 큰 아쉬움을 남겼다.

최동일 부국장겸 음성·괴산주재

거창하게 시민의식(市民意識)이 아니더라도 자기 집 앞, 가게 앞 상황을 누가 먼저 챙겨야 하는지는 물을 필요도 없는 일이다. 침수가 된 뒤에야 행정기관에 연락해 공복의 자세를 확인하기 보다는 주민으로서 제 할 도리를 먼저 챙기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언제부턴가 많은 이들이 귀찮고 번거로운 일은 일단 공무원들에게 맡겨버리곤 한다. 국민 혈세로 봉급을 준다는 말에 공무원은 곧바로 '을'이 되곤 한다. 갑질 논란에 공무원이 빠지지 않지만 공무원에 대한 갑질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최동일 기자 choidi@jbnews.com

<저작권자 © 중부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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