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화여대등 서울지역 교대생들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2018학년도 초등교사 선발인원을 105명으로 대폭축소한다는 발표에 반발하며 손팻말을 들며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7.08.04.

초등교사의 '임용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2018학년도 공립초등학교 임용시험' 선발 정원이 작년보다 40%(2228명)이 감소한 것은 오늘의 초등학교 교실이 학령인구 감소라는 암울한 현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출산은 물론 인구의 타시·도 전출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은 당초 선발인원의 8분의 1만 뽑기로 했다. 충북도 선발인원이 100명 줄어든다. 임용시험을 준비해온 교육대생들에겐 악몽 같은 소식일 것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수 감소는 벌써 오래전에 예견된 일이다. 무엇보다 발령을 받지 못한 교사대기자만 4천명에 달한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내년부터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초등 교원 6천300명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교사증원 방안은 당연히 비현실적이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교육정책이 교사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교육현장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사전 예고한 공립학교 교사 임용후보자 시험의 선발인원은 전년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물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 해도 발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사정원이 축소되고 미발령 임용대기자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발령을 기다리는 초등학교 임용대기자는 3천928명에 달한다. 저출산으로 2014년 273만명의 초등학생이 2년만에 267만명으로 줄었다. 당연히 신규 교사 정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교육부는 신규교사 선발인원 감축에 소극적이었다. 이 때문에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교사발령은 해를 거듭할수록 어려워졌다. 문제는 현행법상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3년 안에 발령받지 못하면 합격이 취소된다는 점이다. 교육당국이 예비교사가 남아도는 상황에서 그동안 수요예측도 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교사를 선발해온 탓이다.

교육당국은 내부적으로도 손발이 맞지 않았다. 지난 2014년 1월, 교육부는 2018년부터 대학입학정원이 고교 졸업자 수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대학정원감축을 목표로 하는 대학구조개혁 계획을 발표했으나 초등교원 선발인원에 대해선 방침을 정하지 않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지난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교원 증원 방안을 보고하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물론 한국교총등 교원단체는 양질의 교육을 위해서는 교원 증원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금도 교사 1인당 학생수(16.9명)는 일본(17.1명), 프랑스(19.4명), 영국(19.6명)등 선진국에 비해서도 양호하다.

날 벼락같은 상황에 교대생들의 반발이 거세지만 졸속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제시한 '1교실 2교사'제는 임기웅변식 처방이 될 수 있다. '초저출산'시대에 오로지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교원선발 인원을 더 늘린다면 교육효과는 뒷전이고 혈세만 축내는 정책이 될 것이다. 학령감소는 초등뿐 아니라 중등과 대학에도 조만간 닥칠 현안과제다. 무능한 교육행정에 예비교사들이 더 이상 상처 입지 않도록 교원선발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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