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핵심 바이오의약, 오송에서 길을 찾다' 2. '신약'의 선도주자 바이오벤처를 만나다

㈜파멥신의 유진산 대표. 유 대표는 2008년 바이오 신약 타니비루맵을 기반으로 파멥신을 창립했으며 현재 타니비루맵 임상실험과 더불어 이중표적항체 기술의 사업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중부매일 이규영 기자] 바이오 신약은 인위적인 화합물 합성방식에 의해 만들어진 전통적인 신약과는 달리 정상세포에는 거의 작용하지 않는다. 이들은 병원성 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해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여기 타니비루맵(Tanibirumab)이란 항체치료제가 있다. 악성뇌종양의 신생 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이 항체는 국내 바이오벤처에서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치료제로서 완전인간 항체 개발 기술의 중심이 되는 바이오 신약이다. 타니비루맵 항체치료제를 이용해 항암치료를 하게 되면 환자에게는 치료과정에서 고통이 없고 부작용도 줄어들어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타니비루맵의 개발회사인 바이오벤처 ㈜파멥신의 유진산 대표를 만나봤다. / 편집자

◆ 바이오 신약을 말하다

세포주 배양을 위해 gel판 위에 연구용 샘플을 따르고 있다.

"타니비루맵의 호주 임상실험은 방사선 치료 이후 암이 재발한 환자들에게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들은 하루하루가 절실한 사람들로서 우리는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파멥신은 '바이오기술 글로벌사업화 프로젝트'를 통해 선발된 항체치료제 개발 전문 바이오벤처 기업이다. 파멥신 유진산 대표는 2008년 창업 이래로 항암 항체 신약 개발에 매진, 타니비루맵과 이중표적항체 기술의 사업화 기반을 마련했다.

타니비루맵은 혈관내피성장인자수용체-2(VEGFR-2/KDR)를 표적으로 하는 완전인간 단일클론항체로 지난 2011~2013년 삼성병원에서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또 지난해 호주 임상2a상에 진입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임상실험에 참가한 한 환자는 항체적응력이 뛰어나 최대 13개월이었던 임상실험을 19개월까지 지속했다. 임상실험을 위한 비용은 파멥신이 부담 했다.

유 대표는 "항암제 트렌드는 의약품 병영치료"라며 "하나의 약을 적용했을 때 3개월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또 다른 약을 이용하면 생존기간을 더 늘릴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파멥신은 의약품 시장에 나와있는 면역항암제와 타니비루맵을 병영해 상호보완적인 시너지효과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타니비루맵의 또 다른 강점은 환자유래 동물종양모델(아바타 마우스시스템) 실험에서의 성공이다. 파멥신은 쥐에게서 인간종양세포를 배양해 타니비루맵을 실험, 항체 라이브러리(도서관)를 구축해 우수한 실험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유 대표는 "사람이 200 종류의 세포를 가지고 있다면 암세포는 200개의 세포에서 생길 수 있다"며 "이에 대한 항체 실험을 인간에 일일히 적용할 수는 없다. 쥐에게 유래한 항체라이브러리로 임상실험을 진행해 훨씬 안전하게 실험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또 차세대 항체치료 기술인 이중표적항체 기술을 개발중이다. 이중표적항체기술은 두개의 타겟 암세포를 동시에 인식하는 형태의 항체 기술로서 파멥신에서는 플랫폼인 DIG-body와 PIG-body 기술을 확립했다.

◆ 바이오벤처의 입지

파멥신 이원섭 연구소장이 세포 배양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소장이 설명하고 있는 배양기는 아주 작은 단위의 배양기로서 연구용 세포주를 생산한다. 이 배양기는 세포주 1리터를 배양했을 때 5리터의 세포주를 생산할 수 있다.

파멥신 유진산 대표는 LG생명과학 등에서 항체치료제 분야를 연구하던 중 후보물질 '타니비루맵'을 발견했다. 이소식을 접한 노바티스 벤처펀드가 타니비루맵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투자의사를 밝혔다. 이어 미국의 투자자문사인 오비메드(OrbiMed)도 가세해 2009년 600만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유 대표는 "당시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에 국내 경제상황도 좋지 않았다"며 "IMF 때보다 더 심각한 경제 위기에 닥쳤다고 여길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하겠다던 국내 기관들이 하나 둘 손을 떼기 시작해 절망적이였지만 오비메드의 낸시 챙 여사가 손을 내밀어준 덕분에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바이오벤처의 투자가 저조했다. 지난해 말 최대 투자액(4천686억원)에 비해 급격히 감소세를 보였다. 투자심리가 식었다는 것이 업계 전반적인 해석이다.

유 대표는 "바이오의료 산업은 롱 텀(Long Term)"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연구가 오래 걸리는 만큼 투자에 대해 조바심을 버려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시장만을 염두해 둘 것이 아닌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한다"며 "후발주자가 될 것이 아닌 세계를 이끌겠다는 오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앞으로 국내 벤처 투자 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투자자 쏠림' 현상을 지적하며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약 개발을 통해 누군가에게 새 삶을 줄 수 있는가'를 먼저 따져야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충북 오송에 연구소를 마련한 파멥신은 신약 개발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파멥신은 K-bio와의 공동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는 바이오밸리 입주기업에 고가의 장비 대여에 비용을 30% 할인해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 파멥신은 임상실험센터에서 세포주 배양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동물실험센터와도 CRO 개념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의약품 규제와 보험약가

파멥신 연구실/신동빈

"신약개발 업계에서는 국내에서는 약가(약의 가격) 책정을 받지 말자는 소리가 나옵니다"

국내 바이오 의약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으로의 도약을 시작하고 있다. 현재 국내 바이오 의약 시장은 1천200조를 기록하는 세계시장에서 19조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그리 크지 않은 규모다. 제약산업계는 국내 의약품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국산 신약·바이오 신약에 대한 약가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파멥신 유진산 대표는 "타니비루맵이 국내에서 임상을 받았다면 보험약가는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됐을 것"이라며 "바이오신약 개발은 장기간이 걸리고 비용에 대한 부담도 크기 때문에 값싼 보험약가 책정을 받았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발목이 잡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벤처기업의 경우 신약 개발 후 저렴한 약가 책정을 받으면 판매에 한계가 있다"며 "수익을 위해 대기업이나 해외에조기 기술이전만 실시한다면 신약에 대한 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정부는 '바이오의약품 및 글로벌 혁신신약에 대한 보험약가 개선안'과 '실거래가에 의한 약가 인하제도 개선안'을 통해 글로벌 혁신신약 부문에서 ▶보건의료 향상에 기여한 신약의 약가를 대체약제 최고가보다 10%까지 우대평가하고 등재 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내용을 확정했다. / 기획취재팀 (팀장 이규영·신동빈)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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