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한인섭 정치행정부장 겸 부국장

최악의 수해 중 해외연수를 떠나 물의를 빚었던 더불어민주당 최병윤 도의원(음성1)이 25일 충북도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고 고개 숙여 거듭 사죄하고 있다./김용수

'물난리 유럽외유' 최병윤 충북도의원의 사퇴' 물난리 유럽 외유'에 동행했던 최병윤 충북도의회 의원(민주당·음성 1)이 선택한 '의원직 사퇴'는 신의 한수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꼼수'가 될까. 지난 25일 그가 민주당 충북도당 윤리심판원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후 도의회에 사직서를 제출하자 '뒷말'도 만만치 않다. 의원직을 사퇴해 지역구(음성1) 주민들과 도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겠다는 의지가 오롯이 반영된 결정이 아닌 탓일 게다.

최 의원은 "도민들의 아픔을 챙기지 못한 채 유럽연수를 떠나 상처를 입혔다"며 "의원직 사퇴로 용서를 구하겠다"고 했다. 그가 이같은 입장을 밝히자 민주당 충북도당 윤리심판원은 징계 건을 기각했다. 한국당은 앞서 소속의원 3명을 제명하는 초강수를 뒀다. 당사자들에게 반론 기회도 주지 않았다. 한 칼에 날린 것이다. 절차의 하자가 있더라도 이미 '정치적 사형'을 선고했으니, 이의제기가 무의미 하다는 의지도 반영된 조치였다. '국회의원 미친개 발언'에 이어 유럽 외유를 비난하는 국민과 언론을 향해 "레밍(들쥐) 같다"는 비하발언을 내놓았던 김학철 의원(한국당)이 그 와중에 중앙당의 '절차적 하자'를 꼬집었지만, 이의제기를 하겠다는 움직임은 아직없다.

민주당의 징계수위는 관심사 였는 데, 최 의원이 '사퇴 카드'를 내놓아 어찌보면 상황을 한순간에 정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구설'을 듣는 것은 그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음성군수로 출마할 유력한 후보군에 포함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최 의원이 징계에 응했다면 당적을 갖고 출마하기가 어려웠을 게다. 한국당과 지역정치권 일각에서는 '꼼수'라고 비난했다. 당적 유지와 동시에 군수 출마도 숨통을 터 준 조치 아니냐는 비아냥이다.

충북도의회 안팎에서도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당 의원 3명 전체 또는 일부의원은 도의회 내부 징계를 받을 수 도 있다. '유럽 연수' 자체가 징계감은 아니지만, 일련의 사정을 고려하면 그냥 넘길 일도 아니라 도의회는 고민 일 게다. 실행되면 최 의원은 징계도 면할 수 있다. 반면 한국당 소속의원들은 제명과 징계를 모두 감수해야 한다.

김양희 의장의 선택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방자치법(77조·의원의 사직)에 따르면 의원 사직을 수리하려면 회기중에는 '본회의 의결' 절차가 필요하다. 최 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한 시점과 같은 비회기에는 '의장이 허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그래서 오는 9월 6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될 358회 임시회에서 '의결' 절차를 밟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최 의원의 선택이 묘수(妙手)가 될지, '꼼수'가 될지 도의회 판단에 달렸다. 지역민들이 과연 '묘수'로 받아 들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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