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농업의 블루오션 곤충산업] ②충북 곤충산업 전진기지 충북도농업기술원
반딧불이 통해 청정 이미지 강조 곤충종자보급센터 유치
시식회·체험관 호응…내년부터 곤충산업축제 확대 운영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과 안기수 박사, 김영호 과장, 엄현주 박사, 김선국 팀장(사진 왼쪽부터)

[중부매일 김정미·이지효 기자] 충청북도농업기술원(원장 차선세)은 충북 곤충산업 연구와 가공의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사라져가는 정서곤충, 반딧불이 복원 기술을 바탕으로 2010년부터 8년째 반딧불이 체험행사를 개최하면서 깨끗하고 청정한 충북 이미지를 구축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곤충종자보급센터 유치에 성공하면서 산업곤충의 메카로 도약할 전기를 마련했다. 충북 곤충산업의 연구와 가공, 체험을 담당하고 있는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과를 찾았다. / 편집자

#국내 첫 곤충생태원을 조성하다

나비생태체험관

곤충이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3억 5천만 년 전인 고생대 데본기(紀)로 추정된다. 벌레라고도 불린 곤충은 더럽고 징그럽고 때로는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농약과 화학약품을 이용한 박멸은 인간에게 유익한 활동으로 여겨졌다.

결과는 참담했다. 기술의 발달과 인간의 이기심은 해충과 함께 유익한 곤충의 멸종까지 불러왔고, 토양 및 수질 오염, 생태계 파괴로 이어졌다. 여기에 기후변화까지 더해지면서 더 많은 곤충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국내에서 곤충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친환경농업육성법이 제정된 1997년 이후부터다. 정부가 생물농약 사용을 권장하고, 저독성 농약을 개발하고, 천적과 미생물농법을 비롯한 유기농업 육성과 지원에 나서면서 곤충산업도 탄력을 받았다.

양봉 내지 양잠이 곤충산업을 대표하던 시절, 충북은 1998년부터 반딧불이 연구를 시작했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을 지낸 이기열 박사는 주병덕 전 충북지사의 지시로 타 시도에서는 하지 않았던 반딧불이 연구가 진행됐다고 회고했다.

나비생태체험관

1990년대 후반부터 충북도내 서식지와 분포 조사가 진행됐고, 1998년에는 6개 시군 12개 지역에서 애반딧불이와 늦반딧불이 서식이 확인됐다. 이듬해인 1999년에는 10개 시군 14개 지역에서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의 서식이 확인됐다.

반딧불이 연구, 조사 활동을 바탕으로 2001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충청북도농업기술원에 인공 곤충생태원이 조성된다. 이 때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반딧불이와 장수풍뎅이 연구도 본격화됐다.

반딧불이의 다른 이름은 개똥벌레. 시골 저녁 들녘에서 반짝이던 모습은 곽재용 감독의 영화 <클래식>의 한 장면처럼 환상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유년의 추억을 자극하는 이 곤충이 충북을 대표하는 친환경 곤충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과 김영호 과장은 "상대적으로 사육이 편리한 애반딧불이 연구를 통해 반딧불이를 사육할 수 있는 사육 상자와 대량 사육기술을 개발해 특허까지 냈다"며 "이러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2010년 6월 도내 첫 반딧불이 체험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딧불이 체험서 곤충산업축제로

반딧불이 체험

충북의 반딧불이 사육 기술은 독보적이다. 대량 사육 기술을 가지게 되면서 반딧불이의 일생을 관람하고 체험하는 모든 것이 가능해졌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이 매해 6월 반딧불이 체험행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애반딧불이 사육상자가 있어 가능했다.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곤충생태원은 현재 나비생태체험관으로도 불리며 반딧불이 체험행사장으로 쓰이고 있다.

병리곤충팀(팀장 김태일)에서 돌발해충과 산업곤충을 연구하고 있는 안기수 박사는 충북 반딧불이 체험행사의 산 증인이다. 매해 체험장을 찾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곤충생태원에 서식하는 곤충들과 반딧불이 성충의 관찰을 돕고 있다. 비록 큰 규모는 아니지만 충북 반딧불이 체험행사는 식용곤충, 산업곤충 체험이 추가되면서 해마다 인기를 더하고 있다.

올해는 반딧불이 알·유충·성충 관찰,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유용곤충과 해충, 천적 관계 이해하기, 산업곤충(갈색거저리,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 쌍별귀뚜라미)을 관찰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돼 호응을 얻었다.

특히 학습, 애완, 수서, 화분매개, 천적, 농업곤충, 잠사곤충, 나비의 생태 관찰과 식용곤충을 이용한 요리 시식행사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갈색거저리를 이용한 고소애 쿠키, 고소애 순대, 고소애 머핀을 맛보며 가족단위 관람객들은 진화하는 곤충산업의 오늘을 체감했다.

농업기술원 반딧불이 체험

농업기술원은 지난 3월, 곤충 스프레드를 개발해 특허 출원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발효미생물과 식품소재화를 연구하고 있는 식품개발팀의 엄현주 박사는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다양한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는 갈색거저리를 스프레드 소재로 선택했다.

개똥벌레에서 시작된 충북 곤충산업의 변화는 놀라웠다. 8년간의 연구와 체험행사를 통해 충북이 청정지역임을 강조할 수 있었고, 곤충종자보급센터를 유치하는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은 차선세 원장을 중심으로 곤충종자보급센터유치단을 결성, 3개월간 발품을 팔아 '충북 유치'라는 값진 결과를 이끌어냈다.

곤충종자보급센터 T/F팀의 김선국 팀장은 "곤충종자보급센터가 운영되면 우수 종자 보급은 물론 동애등에 등을 이용한 음식물 퇴비화, 반려동물의 사료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은 그동안의 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8년 반딧불이 체험행사를 곤충산업축제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김영호 과장은 "곤충산업이 미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자 지방자치단체 마다 곤충산업화를 위한 지원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충청북도농업기술원은 올해 1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투입해 산업곤충인 갈색거저리 식품소재화, 가공품 개발, 곤충사육 농가 경영실태 분석, 곤충 관련 단체 육성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반딧불이 종류와 특징

국내 서식 반딧불이는 애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늦반딧불이 등이 있다. 충북에서 연구하고 있는 애반딧불이는 수생이다. 논과 저수지 등 고인물 주변에 서식하며 유충 상태에서는 물속 돌 밑에 숨어 있다가 야간에 물달팽이나 다슬기를 먹고 성장한다. 성충이 되면 이슬을 먹고 산다. 늦반딧불이와 파파리반딧불이는 육생으로 산기슭과 논·밭둑 등에 서식한다. 반딧불이의 발광은 루시페린이라는 물질이 체내 효소작용으로 산화하면서 빛을 내게 되는데, 열을 동반하지 않아 '냉광'이라 부른다. 불빛은 구애의 신호로 수컷은 배의 5~6째 마디에서, 암컷은 5째 마디에서 빛을 내고 수컷이 암컷보다 두 배 가량 더 밝은 빛을 낸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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