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대 '키르기스스탄'에 투자했다가 '사기' 휘말려
현지 브로커 한국인 부동산자금 5억원 횡령 의혹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청주 중견 건설업체인 A건설사가 지난 2008년 8월 15일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 아파트 건설을 위해 부동산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A건설사 대표는 현지 한국인 부동산 중개인에 현혹돼 키르기스스탄 수도인 비쉬켁에 1천여 ㎡ 땅을 구입했다.

A건설사가 매입한 아파트 용지 땅값은 한화로 약 6억원(미화 50만 달러)을 지급했다. 그러나 현지 시세는 당시 1억2천여 만원(10만 달러)에 불과했다.

5억원 상당이 현지 브로커와 중개인이 유용·횡령한 것을 뒤늦게 인지한 A건설사는 키르기스스탄 경찰에 고소해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다.

A건설사는 지난 9년간 낸 은행권 이자 3억8천만원과 6억원 등 총 10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했다.

A건설사 대표는 "현지 부동산 중개인의 말만 믿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봤다. 5억원 상당이 중개인 등에게 횡령돼 사법당국에 고소했다. 금융권 이자까지 포함하면 피해 금액은 총 10억원대 달한다. 아파트 사업은 커녕 아무것도 못하고 있어 피해 금액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제는 해외건설 시장에 나서는 것이 겁난다"고 한숨지었다.

이어 그는 "아파트 사업을 위해 투자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어 부지 매입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이같은 손실을 알게 됐다"며 "해외 사업에서 가장 믿지 말아야 할 사람이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키르기스스탄 부동산 중개인은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으로 현지에서 개인 저택과 함께 숙박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키르기스스탄 한 경제단체 비쉬켁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실제 아파트 공사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며 "그는 현지인 재력가와 정치인 등을 운운하면서 이 같은 부동산 소개로 거액을 횡령해 막대한 부를 얻은 것 같다. 기대했던 아파트 사업은 결국 포기했다"고 푸념했다.

특히 A건설사 대표는 "한국에서도 그를 상대로 검찰에 고소할 계획"이라며 "해외 건설시장으로 눈을 돌린 지역 중소건설업체가 눈물을 흘리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해외 경험과 정보도 부족한 악조건 속에서 지역 중소건설사들이 해외건설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대다수가 공사 수주까지는 험한 길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해외건설 정보와 보증이라는 것이 중소건설업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해외 현지에 상주 인력을 운영하기 어려운 중소건설사 입장에서 믿을 만한 발주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중간에서 공사 정보를 소개해 주는 이른바 '브로커' 의존하는 일이 많고 이는 곧잘 사기 피해로 이어진다. 공사 착공에 들어간다고 해도 모든 일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지난 2009년 중소건설사로는 매우 이래적으로 중남미 도로건설사업에 진출했던 S사는 결국 절반 정도만 공사를 진행하고 올해 3월 공사를 포기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청주 중견 건설업체가 해외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은 안타까운 현실"이라면서 "중소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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