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저비용항공사(LCC)가 거침없이 비상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그룹이 자본 참여하는 '에어로 K(Aero K)'가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본격 출범 준비를 마치고 최근 국토교통부에 항공운송면허를 신청해 주목을 끌고 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국내 최초의 저비용항공사인 한성항공이 2005년 청주공항에 둥지를 튼 지 12년만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저비용항공사간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레드오션'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개항이후 18년 만에 흑자를 낸 청주공항 활성화는 물론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기대된다.

저비용항공사는 몇 년 새 무섭게 약진하고 있다. 국내선 여객 점유율이 절반을 넘은 것은 한참 됐다. 최근 국적 LCC의 여객점유율은 60%를 넘나들며 대한항공·아시아나(43.4%)를 제쳤다. 지난해 11월에는 국제선 항공여객 점유율이 20%대를 넘겼다. 지난해 상반기에 누적승객 5억 명을 돌파했다. 한성항공을 인수한 티웨이항공을 비롯 제주항공, 에어부산, 진에어, 이스타항공등 국적 LCC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항공여객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전체 국제선 여객 중 국적 LCC가 수송한 비율은 22.1%였다. 특히 일본(20.5%), 동남아(15.6%) 등 근거리 지역과 대양주(14.3%)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화그룹과 에이티넘 파트너스, 생활가전 업체인 부방이 에어로 K 설립에 적극 나선 것은 이처럼 LCC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로 K 자본금은 약 450억 원으로 정부가 제시한 150억 원의 3배에 달한다. 이미 에어버스 A320 신조기 8대에 대한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에어로 K는 정부로부터 항공운항 승인을 받는 대로 거점 공항인 청주를 중심으로 일본, 대만, 중국등 주요 취항도시를 해외로 편성, 노선의 90% 이상을 해외로 구성하겠다는 경영방침을 밝혔다. 특히 최근 청주대, 극동대, 중원대, 충청대 등 충북도내 4개 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로 K는 합리적인 비용 절감으로 제대로 된 선진국형 LCC를 국내 고객들에게 선보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으나 장미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에어로 K의 무대가 해외로 확장된다고 해서 성장한다는 보장은 없다. 운임, 노선, 서비스, 장비등 모든 분야에서 고객유치에 사활을 걸다보면 자칫 출혈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좀더 저렴하게'를 모토로 과도하게 운임을 낮추면 경영압박이 우려되고 금융비용이 높아질 경우 존폐기로에 설 수 있다. 미국의 경우도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 2008년 프론티어항공, 알로하에어라인, 스카이버스등 저비용항공사들이 날개를 접었다. 우리나라도 이미 한성항공과 영남에어가 설립된 지 2년도 안 돼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파산한 사례가 있다. 일부 LCC는 재무구조가 더욱 취약해졌다. 저비용항공사의 국제노선 취항은 새로운 기회 일수도 있지만 국내외 항공사간 경쟁으로 위기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에어로 K는 초기엔 한화등 대주주의 지원여력이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수익구조와 기내서비스, 운임정책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롱런을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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