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연현철 디지털미디어부 기자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몇년 전부터 '감정 노동자'라는 말은 현대인들을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직장 상사와 일을 할 때 솔직한 심정을 숨긴다거나 자신의 기분과 별개로 항상 웃거나 즐거운 표정을 지어야 할 때 사람들은 스스로를 '감정 노동자'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한 취업포털 사이트와 아르바이트 포털이 공동으로 '감정 노동자'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1천346명중 66%가, 아르바이트생 1천66명중 64.3%가 '자신이 감정 노동자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감정 노동에서 벗어나기 힘든 현대인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행복'에 집착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나아가 '행복 강박증'에 다다르는 경우도 생겨나게 됐다.

뉴스나 블로그 등 인터넷에는 'SNS에 대한 행복 강박증'이라는 글이 돌고 있다. 다양한 SNS마다의 성격을 "내가 이렇게 ○○○ 이다"라는 한 줄 요약한 형식으로 돼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다", "내가 이렇게 잘 먹고 있다", "내가 이렇게 감수성이 많다" 등이 있다. 이는 모두 하나같이 자신의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을 타인에게 전달하려는 것에 목적을 둔 형태를 띠고 있다.

연현철 기자

자신의 성격과 개성을 살려 운영되는 SNS가 오늘날에는 자신의 온전한 공간이 아닌 타인의 시선에 어떻게 비춰지는지에 더 강한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들게 만든다. 사진이 남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화려하거나 특별해야하고 해당 게시물에 대한 '좋아요'와 '댓글'이 많을 수록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증명받는지도 모를 일이다.

SNS를 통한 게시물이 진정으로 내 행복의 기록이 아닌, 이마저도 남들에게 내 행복을 보여 줘야 하는 또 다른 '감정 노동'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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