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톡톡톡] 음성 무극전적관광지
최초 승전 감우재전투 현장에 조성
현충탑에 기념관·기념비, 해외참전탑·공적비
무공수훈자·참전용사 이름 새겨 후세에 전해

[중부매일 최동일 기자]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의 정신은 때와 관계없이 우리가 늘 챙겨야 하지만 6일 현충일과 함께 한국전쟁이 발발한 25일이 있어 6월에는 호국보훈의 현장을 통해 그 의미를 되새겨 볼 만 하다. 하지만 말의 성찬(盛饌)에 비해 우리 주변에 호국보훈과 관련된 어떤 장소나 시설, 유적이 있는 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일 정도로 현실적으로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동족 상잔의 참혹함속에 우리 민족 최대의 비극으로 기록된 6·25전쟁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우리 고장, 우리 주변 가까이에 6·25전쟁을 통해 전쟁의 아픔과 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수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본다.

한국전쟁 국군 첫 승전지

무극전승지 전경

음성군 음성읍에서 금왕읍으로 넘어가는 감우재 고개 산마루에 위치한 무극전적국민관광지. 이곳은 6·25전쟁 당시 손꼽히는 격전지로 한국전쟁의 전적지(戰跡地)와 그 의미를 보다 널리 알리고 기억하기 위해 관광지로 꾸민 곳이다. 특히 감우재에서 벌어진 전투는 전쟁이 시작된 뒤 남한이 최초로 승전해 국군의 사기를 드높인 전투로 용전분투한 장병들의 애국정신과 공훈을 기리고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1985년 6월 8일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전쟁 발발후 10여일동안 패퇴만 거듭하던 국군은 1950년 7월4일부터 9일까지 닷새간 감우재와 무극리 일대에 침입한 적군을 6사단 7연대 및 1사단 11연대가 합동작전으로 4차례의 치열한 공방전 끝에 무찔러 적군의 남하를 차단시켰다. 이 전투의 승리로 국군은 전열을 정비하고 사기를 회복해 전투력을 크게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지연전 수행으로 낙동강 방어선을 형성할 수 있었다.

여러 호국보훈시설 한곳에

무극전적국민관광지에 있는 호국보훈시설. 1 충혼탑, 2 음성감우재 전승비, 3 대한해외참전 기념탑, 4 음성타임캡슐 2000, 5 무공수훈자공적비

이처럼 6·25전쟁사에 길이 남을 전적지인 이 곳에는 승전을 기념하는 감우재전승기념관과 전승탑, 전승비 등이 있으며 전쟁과 관련된 호국 및 보훈 시설물들이 여럿 모여 있다. 먼저

조국광복과 수호를 위해 순국하신 애국선열과 반공전몰 용사를 봉양하기 위한 충혼탑과 군 출신 독립유공자와 전몰군경 등 964위의 호국영령이 봉안돼 있는 충혼각이 가장 윗쪽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세계평화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하여 자유의 십자군으로 월남전에 참전해 국위를 선양한 참전 용사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한 대한해외참전 기념탑(월남참전기념탑)도 전승기념관 아랫쪽에 위치해 있다.

감우재 전투를 기념하고 이곳에서 전사한 용사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건립된 감우재전승기념비는 1960년대 세워진 전승기념탑의 위쪽에 세워져있다. 기념비로 가는 길 중간에는 한국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해 무공훈장을 받은 음성지역 무공수훈자 130명의 이름을 새겨 이들의 전공을 기리고 호국정신을 알리기 위한 무공수훈자공적비가 있어 방문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와함께 무극전적관광지에는 21세기 새천년 밀레니엄 기념사업으로 시대의 문화유산을 후손에게 전해줄 수 있도록 문화·문물·산업·사회적 유산 등 377점을 선정해 500년 후에 개봉하기로 한 '음성타임캡슐 2000'이 매설돼 있다.

1천여 참전용사 이름 새겨

무극전적관광지의 핵심인 감우재전승기념관은 6·25전쟁 및 감우재 전투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전시해 이를 살펴볼 수 있는 역사의 산교육장이다. 지난 2003년 11월에 개관한 기념관에는 음성지역에서 6·25전쟁에 참전한 1천여 용사의 이름을 읍·면별로 나눠 새긴 명판이 1층 전시실 중앙에 놓여있어 후손들을 비롯해 이곳을 찾는 이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당시 전투상황을 그린 도표 등 감우재전투 관련 자료와 6·25전쟁 당시의 전투장비(병기류·복장류·보급품 등), 전쟁의 참상 및 전쟁당시의 생활상 등에 대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1층 전시실에는 영상 빔프로젝트로 감우재 전투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영상실과 6·25 전쟁의 참상을 시기순으로 구성한 대형스크린,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타임비젼, 초산용사상 등의 설치돼 있다. 감우재전투상황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디오라마와 총탄에 깨어진 감우재 마을의 종, 국군과 인민군의 군장비·보급품 및 신분증·훈장 등은 당시 생활상과 생활도구 등과 함께 2층 전시실에 전시돼 있다. 이밖에 기념관 광장에는 우리 군이 사용한 장갑차가 자리잡고 있어 방문객들에게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승리 주역 초산부대와 결연

6·25전쟁 첫 승전보인 감우재전투 승리의 주역은 국군 6사단 7연대로 후일 국군과 UN군 중 가장 먼저 압록강에 도달해 압록강 물을 떴던 초산지구 전투 등 전사에 길이 남을 전투들을 승리로 이끌었다. 또한 개전 직후 춘천전투에서 인민군의 대공세로 좌우 사단의 괴멸한 상화에서도 5일간이나 적군을 막아 인민군의 남침전략에 차질을 주면서 진격 속도를 늦추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또한 감우재 전투에서는 적의 소련제 무기를 노획해 소련의 사주를 받았다는 사실을 증명, UN의 참전을 이끌었으며 철원평야를 확보한 용문산 전투로 휴전선을 지금의 위치로 북상시키기도 했다.

감우재전투 승리로 전장병은 1계급 특진을 하게 된 7연대는 이 전투를 계기로 1986년 음성군과 자매의 연을 맺고 30여 년간 부대창설 기념식 등 주요 행사마다 서로를 방문하며 우정을 나누고 있다. 또한 6·25전쟁 당시 가장 먼저 압록강까지 진격해 압록강물을 이승만 대통령에게 헌수했던 초산지구 전투로 인해 초산부대로 불리는 7연대는 예하 대대 한곳에 음성무극전승부대란 이름을 붙여 자매부대의 인연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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