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신설 무산 기정사실"
세종시, "철도公 공식연락 없어 행정수도 관련 예타반영 안돼"

2016년 12월21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KTX오송역 광장에서 열린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 촉구 대정부규탄대회'에 참석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한 도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신동빈

[중부매일 한인섭 기자] KTX 세종역 신설안은 경제성이 낮아 추진 명분을 상실했으나 세종시가 "무산된 게 아니다"는 입장을 내놓아 충북과 막바지 신경전이 예상된다.

김재근 세종시 대변인은 22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철도공단에서 공식적으로 연락받은 내용은 아직 없다"며 "예타 조사는 기획재정부에서 진행하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또 "대선 이전에 예타가 끝나 행정수도와 관련된 부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경제성도 확보해야 하지만, 정책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이어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큰 목표 실현을 위해 충청권 공조는 계속될 것"이라며 "KTX 세종역 설치에 대해서도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세종시의 이같은 입장은 철도시설공단의 전문기관 용역 결과 "경제성이 없다"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고려'를 기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충북도는 세종역 신설 무산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다만 현안사업과 정책적 공조를 통한 세종시와의 상생 필요성은 거론하고 있다.

고규창 행정부지사는 이날 오전 열린 확대 간부회의에서 "세종역 신설에 대한 용역이 원만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제시돼 다행스럽다"며 "충북도와 세종시가 상생 발전하는 데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국회 박덕흠 의원(자유한국당·보은,옥천,영동,괴산)은 "세종역 신설이 사실상 추진 동력을 상실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토부는 지난 19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 의원에게 철도시설공단의 세종역 신설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보고했다. 철도시설공단이 전문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경제성(B/C) 분석 결과치는 0.59였다. 사업을 추진하려면 B/C 분석 결과치가 '1' 이상이 나와야 한다.

철도시설공단의 용역을 실시한 복수의 전문기관들은 "세종역 정차로 인한 오송역·공주역 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호남선 KTX 통행시간 증가 등으로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충북도와 정치권,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세종역 신설이 무산됐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세종시가 '정치적 변수'를 기대하는 상황이어서 '변수' 아닌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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