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윤홍창 충북도의원(자유한국당·제천1)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충청북도의회가 진행하고 있는 조사특위를 두고 충청북도 집행부가 재의(再議)를 요구 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과거의 잘못을 들추며….' '싸우고 대립하지 말고….' '소통과 통합'을 통해 충북경제 발전을 앞당기자는 그럴싸한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재발 방지를 접어둔 채 소통과 화합을 이야기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디를 찾아봐도 충북도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경제정책의 실패에 대한 반성과 재발방지 대책은 보이질 않는다. 소통과 화합은 집행부가 경제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때에나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조사특위를 둘러싼 충청북도의 행태는 어떤가? 경제실정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의회의 순기능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과 더불어 법률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는 재의요구까지 제기하면서 진실 가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회가 눈감고 침묵하는 것은 본연의 책무와 도민의 준엄한 명령을 거부하는 것과 다름없다. 무작정 집행부에 협조하고 대립하지 않는 것이 '소통과 통합'이 아니다. 그것은 도민에 대한 배신이고 야합이다. 더구나 현재 충청북도는 통렬한 반성과 소통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

그간 도의회는 수차례 걸쳐 MRO와 에어로폴리스, 에코폴리스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책수립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충청북도의 반응은 '아무 문제없다', '잘 진행되고 있다'였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없었다. 그리고 그 결과 주요 경제현안 사업들이 연이어 무산됐다. 지금은 소통과 화합을 이야기할 시점이 아니다. 오히려 진상조사를 통해 앞으로 진행될 사업들의 로드맵(지침서)을 만들어 줘야할 시점이다.

충청북도 집행부는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속담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리고 충청북도의회는 외롭고 힘든 길일지라도 도민의 혈세가 투입된 사업에 대해 더욱 강화된 견제와 감시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제도적으로 가까워져서는 안 되는 대상끼리 가까워지는 것을 흔히들 '유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정경유착, '권언유착' 등의 표현이 그렇다. 견제와 감시를 담당하는 기관이 그 신성한 기능을 포기 하거나 그 대상과 가까워지고 타협하는 것은 야합이고 적폐다. 애석하게도 현재의 상황이 그렇다. 충청북도의회가 그간 '협치'라는 미명 아래 집행부를 충분히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했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주요 경제현안 사업이 연이어 무산됐다. 지금은 새정부 출범 초기의 골든타임이다. 엄청난 규모의 예산이 수반되는 각종 주요 경제 정책, 일자리 창출 사업들이 곧 시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는 그간 주요 경제현안 사업들이 왜 무산됐는지 실패의 원인조차 모르고 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우리에게 새 정부의 출범은 '골든타임'임과 동시에 '데드라인'이다. 지금이라도 그간 주요경제 현안 사업들이 무산된 진상규명과 원인분석을 서둘러야 한다. 더 이상의 실패만큼은 막아야 한다. 시간이 얼마 없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