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청주대학교 산학취창업본부장

이 사진은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창업주 엘론 머스크가 또다시 화제다. 14년 된 신생 업체의 질주가 무섭다. 테슬라의 가치는 주가를 통해 현실화됐다. 지난 3일 시가총액이 114년 된 원조 자동차회사 포드를 넘어서더니 1주일 만인 10일 109년 된 제너럴모터스(GM)마저 제치고 1위에 올랐다. 512억 달러(약 59조원)를 기록한 것이다. 이 현상이 거품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6억 달러 이상의 순손실을 보는 등 그간 줄곧 적자였다. 판매량도 7만 6000대에 불과하다. 실적으로 보면 과대평가라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에 우려할 사안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GM이 최근 플러그인 차량 시보레 볼트를 테슬라의 모델 3와 비슷한 가격에 내놓았지만 100년이 넘은 이 회사는 훨씬 규모가 작고 수익도 내지 못하는 테슬라의 열정을 따라잡지 못했다'면서 '투자자들은 전기차가 궁극적으로 자동차 업계를 평정하게 될 것이라는 엘론 머스크 CEO의 비전을 사들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지금까지 엘론 머스크의 성공스토리는 남달랐다. 금융 시스템 혁명을 일으킨 페이팔 설립과 매각에 이어 자동차 산업 판도를 바꾼 테슬라의 약진을 이끌고 있다. 그 결과 '포춘'의 '2013년 비즈니스 분야 톱 인물' 1위로 꼽혔다. '타임'은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 100대 인사'를 선정하면서 엘론 머스크를 커버스토리로 내세웠다.

몇 해 전 엘론 머스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 있다는 뉴스 프로그램 CBS의 '60분(60 Minutes)'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엔지니어를 꿈꿔왔으며 세상을 크게 바꿔놓을 이들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테슬라를 창업하면서는 전혀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고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클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의 성공 신화에는 이렇게 원대한 꿈과 이상, 고독했던 도전과 혁신이 오롯이 녹아있다. 오직 꿈 하나만을 쫓아 미국으로 향했던 그는 미래를 고민하고 서툴렀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가난한 청년이었다. 유년시절에는 우주 과학과 독서, 컴퓨터에 탐닉했다.

엘론 머스크는 우주에서 맞이할 인류의 운명을 자신이 지켜내야 할 의무로 받아들이면서 목표를 분명히 한다. 인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그의 꿈, 인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그의 희망은 인터넷 사업, 스페이스 X의 항공우주사업, 솔라시티의 태양광 발전사업 등으로 구체화되었다. 그는 늘 테슬라의 존재이유를 '지구환경과 인류에게 덜 해로운 연료를 사용하는, 지속가능한 교통수단 실현'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성공 이면에는 수많은 위기가 있었다. 테슬라는 첫 차량 출시시기를 여러 번 미뤘다. 스페이스 X의 로켓은 처음 3차례 발사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거의 파산 직전까지 갔었다. 테슬라는 자금 압박에 몰렸지만 얼마 전 중국 인터넷서비스 전문 업체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한숨 돌렸다. 심지어 엘론 머스크는 낯선 기술을 과대 선전하는 허풍쟁이로 취급당하기도 했다. 시련의 연속이었다. 자신의 꿈과 아이디어에 사로잡혀 온몸을 불사르면서 한순간도 낭비하지 않는 유형의 인물, 부를 쫓는 것이 아니라 인류 구원의 길을 추구하는 엘론 머스크가 세계에서 가장 탁월한 혁신가로 인정받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꿨다면 엘론 머스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극찬을 받는다.

노근호 본부장

엘론 머스크는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집요할 정도로 끈질긴 문제해결 능력을 꼽았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어쩌면 우리의 미래는 현재의 프로들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모험적인 아마추어에게 맡겨야 할지도 모른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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