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섭 부국장겸 정치행정부장

자료사진 / 중부매일 DB

춘분(3월 20일)이 훌쩍 지나 완연한 봄 날씨다. 주말·휴일이면 그냥 집에 머물기 멋쩍다. 날씨가 야외 나들이를 권하며 등을 떠미는 게 요즘이다. 그러나 미세먼지가 '복병'이다. 나들이가 성가신 이들은 '나쁨수준'의 예보가 아니더라도 거절할 구실로 삼기 딱 좋다.

분진이라고도 하는 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물론 황사보다 더 해롭다. 체내 유입돼 기관지를 거쳐 폐에 붙으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혈관으로 흡수되면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을 유발한다. 1950년대 영국 런던을 대표(?)하던 스모그는 4천명이 넘는 사망자를 발생시켰다고 하지 않나.

석유,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가 핵심원인으로 꼽힌다. 자동차가 내뿜는 배출 가스에서 나오는 대기오염 물질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환경단체들은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이는 일과 함께 미세먼지 주범 석탄화력 발전소 가동을 멈추는 게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청주의 경우 전국에 견줘 미세먼지 농도가 아주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사정이 이렇자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충남 석탄화력발전소와 중국 황사를 '주범'으로 꼽는다. 그래서 이들은 25일 청주권 시민들과 함께 'Break Free=석탄 그만! 국제공동의 날' 행사가 열리는 충남 당진으로 달려 간다. 이날 오후 2시 당진 문예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행사 참석자들은 당진의 석탄발전소(10기·총 6천40㎿ 규모) 가동 중단을 촉구 한다. 당진 일원에 설치된 석탄발전소 10기는 그렇지 않아도 세계 최고 규모 이다. 그런데 2기 증설이 추진되고 있다.

때가 그런지라 대선후보들도 미세먼지에 대해 한마디 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경선 후보이다. 그는 23일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국기계연구원을 찾아 3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김 의원의 핵심 주장은 미세먼지 환경부담금과 한·중 공동연구비 등을 모두 중국 부담으로 하자는 것이다. 중국 책임론을 부각한 것 인데, 중국의 반한(反韓)에 맞서 반중(反中)정서를 자극한 셈이다.

한인섭 부국장겸 정치행정부장

삽겹살이 미세먼지나 분진을 해결한다는 속설도 있다. 석탄분진에 노출됐던 탄광 광부들이 즐겨 먹었던 탓이다. 70년대 80년대까지만 해도 돼지고기 표면이 정갈하지 않았다. 마치 거칠 게 면도를 한 것처럼 덜 손질된 잔털이 많았다. 그 '잣털'이 구강과 식도 표면의 분진을 쓸어 내릴 것이라는 믿음이 있던 것일 게다. 물론 잘못 알려진 '의학 상식'이다. 의학적으로는 지방함량이 높은 삼겹살은 미세먼지와 같은 중금속을 해독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지방함량이 높은 식품은 지용성 유해 물질의 체내 흡수를 돕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세먼지에는 해독작용이 뛰어난 미역과 같은 해조류나 녹황색 채소류가 좋다고 한다. 삽겹살 먹을 핑계, 다른 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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