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이웃 사촌이 아니라 '원수' ①
신영지웰시티 입주자 대표회장이 뭐길래...보이지 않는 '암투'

지웰시티(자료사진)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청주지역 최고(最高) 분양가 아파트단지인 복대동 신영지웰시티 아파트에서 입주자들끼리 폭력을 행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입주자회 대표회장과 입주자간 '입주자 대표 해임 건의와 입주자 의견 수렴, 주민자치제 전환' 등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다툼을 벌이게 된 것이다. <3월 23일자 3면 보도 ▶관련기사 바로가기 > 이에 따라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 신영지웰시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실태와 문제점 등에 대해 3차례에 걸쳐 집중 보도한다. /편집자

우리나라 국민의 약 70%가 거주하고 있을 만큼 아파트의 수는 포화상태다.

이런 아파트를 장악하고 있는 건 입주민들이 아닌 그들의 손과 발이 돼야 할 동대표들이다. 동대표들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는 실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 대표회장은 아파트 관리소장 결정을 좌지우지하고 수십 억원대에서 수천 만원대의 각종 물품·공사계약을 대표회의를 통해 발주하는 자리다. 따라서 '동대표·대표회장이 직업'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다.

신영지웰시티 입주민이면서 청주 유명 치과원장인 김진호씨. 김씨는 지난 1월 서울 친구가 집에 방문하다고 해 기다리던 중 아파트 출입문 제어장치인 홈네트워크 장비가 불통돼 출입문이 열리자 않아 서울 친구가 1시간 가량 지하주차장에서 기다린 사실을 알았다.

이어 병원 퇴근 후 자동차를 주차한 후 지하 주차장 현관문이 열리자 않아 40여 분이 기다리는 등 각종 생활불편이 가중되고 있었다. 이에 김씨는 아파트 문제점을 알아보기 위해 관리사무소와 아파트입주자 대표회의 등을 방문해 문제점을 찾아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3기 신영지웰시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이 지난 1·2기 입주자대표회의의 부당업무를 문제삼아 계약연장을 안해줘 통신업체가 장비를 회수했기 때문이다.

청주 흥덕구 복대동 신영지웰시티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22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트 관리를 주민자치제로 전환하기 위한 동의 과정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김용수

이에 따라 김씨와 지웰시티 아파트 입주민 일부는 지난 3월 4일 '맘 편한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입주자 모임(공동위원장 김진호·송찬호)'을 구성했다. 아파트 단지의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서다. 현재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전체 입주민 3분의 1에 해당하는 700여 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주민자치제 시행을 열흘 앞둔 신영지웰시티 아파트 입주민들이 내분을 겪고 있다.

이 아파트 현 입주자대표회의는 주민 50% 이상의 동의를 받아 지난달 24일 청주시에 관리방법을 위탁에서 주민자치제로 변경하겠다고 신고했으나 일부 입주자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다. 이 아파트가 공동주택 관리규약 강화 등 주민자치제를 제대로 운용할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만큼 비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입주자대표회의는 다음 달 1일부터 주민자치제를 시행한다는 입장이어서 자칫 입주민 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지웰시티 입주자들로 구성된 '맘 편한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입주자 모임'(이하 맘만위)은 신영지웰시티 아파트 주민자치제 시행을 보류해 달라고 청주시에 요청했다.

김진호 맘만위 공동위원장은 "지자체는 주민자치제 전환을 승인할 때 지금처럼 50% 이상의 주민이 찬성했는지만 따지지 말고 해당 아파트가 주민자치제를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는지를 검토한 후 승인해야 한다"며 "입주민 갈등이 빚어질 경우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객관적 중재로 갈등을 조기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허술한 관리규약을 토대로 주민자치제가 시행된다면 권력집중에 따른 비리가 생길 확률이 높다"며 "아파트의 주민자치제 승인을 취소하는 것이 어렵다면 보류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그는 "현 입주자대표회의는 동대표 5명을 석연찮은 이유로 일방 해임해 소송 분쟁을 일으켰고 관리비 결제를 거부함으로써 네트워크회사가 철수, 홈네트워크가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맘만위는 요구 사항이 수용되지 않으면 충북도에 행정심판을 제기하거나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법적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아파트 위탁 관리 업체인 신영에셋에는 이미 계약 해지를 통보한 만큼 주민자치제 시행을 보류할 수 없다"며 "주민자치제는 다른 아파트단지들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고 반박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