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송문용 기자]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은 천안의 관문이자 천안의 문화 1번지로 불리는 곳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라리오 조각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아라리오 광장은 신부동 천안종합버스터미널 앞에 조성된 광장이다. 흔히 버스터미널 하면 떠올리게 되는 복잡하고 지저분한 이미지를 깨끗하고 여유 있는 장소로 바꿔놓은, 작지만 특별한 문화공간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휴식과 함께 세계적인 현대미술계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천안지역의 대표적인 문화명물인 신부동 아라리오 광장을 소개한다.

아라리오 광장은 야누스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아라리오 광장은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요소가 상충하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처음 이곳을 찾는 외지인들은 이런 상반되는 이미지 때문에 아라리오 광장이 다소 얼떨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우선 겉으로 보이기에 이곳은 지역 상권의 핵심인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이 바로 붙어 있고 종합버스터미널이 있어 사람들로 항상 북새통을 이룬다.

20대부터 30-40대까지 주고객층인 신세계백화점, 여기에 터미널을 통해 전국 각지로 나가거나 들어오는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사람들로 광장 일대는 늘 인산인해이다. 물건을 사거나 버스시간에 맞추려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은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인들의 일상을 대변한다.

이에 반해 광장은 마치 다른 시·공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일상의 빠른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한 발짝 빗겨나 있는 도시 속 인공섬처럼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느림의 미학'을 보여준다.

조용히 앉아 책을 읽거나 사색에 잠긴 사람, 조각 작품을 배경 삼아 친구와 디지털카메라에 추억을 저장하는 사람, 그늘 아래 몸을 누이고 달콤한 오수를 즐기는 사람까지 광장은 광장 밖의 세상과는 다른 모습으로 매력을 발산한다.

천안시민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으로 사랑받는 아라리오 광장은 시민들의 휴식에 문화의 향기를 더하고자 스무 그루의 느티나무 그늘 사이로 데미안 허스트, 아르망 페르난데스, 키스 헤링, 왕광이, 게리 흄 등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들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또한 광장 한쪽의 아라리오 갤러리가 기획·전시하는 세계적인 현대 설치미술 작품들이 쉼없이 교체·관리된다.

2005년 설치된 데미안 허스트의 7m에 달하는 대형 조각 '채러티'(Charity)는 설치 그 자체가 하나의 행사가 되었으며, 이제는 천안을 대표하는 조형물로서 전국의 현대미술 작가들에게 미적 영감을 심어주는 상징물로 자리 잡았다.

덕분에 광장 내 '푸른 조각공원'은 2007년 공간문화대상 최우수상인 국무총리상을 받았으며, 천안시가 뽑은 지역의 대표명소 '12경' 중 4경에 포함되면서 명실 공히 천안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밖에도 조나단 메시(Jonathan Meese), 수젠궈(Sui Jianguo) 등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이 찾아와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아라리오 광장은 발품을 조금만 팔면 입장료 없이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거리 위의 갤러리다.

이런 이유로 한 번 천안을 찾아 깊은 인상을 받은 관광객들은 몇 년이 지나도 공원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재방문하고 있다.

아라리오 광장은 문화예술공간뿐만 아니라 광장 본연의 모습에 있어서도 충실하다. 최근 촛불집회를 필두로 천안시청과 충남도청을 비롯해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천안YWCA, 천안소방서, 천안경찰서, 어린이재단,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등 수많은 단체가 시민의 참여가 필요할 때 아라리오 광장은 시민의 목소리를 전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단국대학교 연극학과, 순천향대학교 영상학부, 충남예고 디자인과 등 예술을 사랑하는 지역 청소년들의 작품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물론 천안의 공간문화의 핵심장소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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