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과 '여성인권 수호 기원상'
청주 중심가와 떨어져 사람 발길 거의 없어

청주에도 두 개의 소녀상 있지만... 관심은 적어 3·1절을 앞두고 서울과 부산 등에서 소녀상 존치문제를 두고 화제가 되고 있지만 정작 각 시·군에 설치된 소녀상은 사람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 청소년광장에 위치한 '소녀상'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기자회견 장소로만 가끔 이용되는 실정이고 청주 배티 여성친화공원에 설치된 '여성인권 수호 기원상'은 인근 주민들도 설치 사실을 모를만큼 홍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 신동빈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소녀상이 청주에도 있었나요?"

전국적으로 '위안부 소녀상'의 건립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청주는 시내에만 두 개의 소녀상이 산재해 있다. 그러나 이 소녀상들은 시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거나 방치돼 있다. 여기에는 소녀상들이 어렵게 자리 잡은 장소가 시민들의 시선이 닿지 않고 발길이 뜸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우선 충북 청주시 상당구 청소년광장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은 2015년 광복회 충북지부와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이 모여 출범한 '충북 평화의 소녀상·기림비 시민추진위원회'에서 시민들의 모금 등을 통해 8천여 만원을 들여 설립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이 소녀상은 2011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을 중심으로 시민 모금을 통해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세워진 것이 최초다.

소녀상은 일제강점기 당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끌려갔던 14~16세의 소녀의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높이 130cm에 치마저고리를 입고 짧은 단발머리를 한 소녀가 의자에 앉은 채 일본 대사관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다른 소녀상은 청주 서원구 배티 여성친화공원에 자리 잡은 '여성인권 수호 기원상'이다. 충북여성단체협의회는 회원·시민들의 모금을 통해 3천여 만원의 기금을 마련해 기원상을 세웠다.

이 기원상은 총 높이 2.1m로 무릎을 꿇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기도하는 위안부 소녀의 모습을 형상화 했다. 좌대에는 '잔악한 일본군의 여성 인권유린의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 사과와 배상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글이 새겨져 있다. 특히 기존의 '소녀상'의 의미에서 여성인권 신장 및 보호 등의 의미를 더했다.

하지만 이들 소녀상은 시민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청소년광장은 스케이트보드 등을 타는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시민들의 발길이 뜸하다.

더욱이 '여성인권 수호 기원상'이 세워진 배티 여성친화공원에는 공원 안내판에서 조차 기원상의 위치를 표시하고 있지 않았다. 때문에 시민 대다수가 이 소녀상들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소녀상의 위치가 표시돼 있지 않은 배티공원의 안내판.


시민 이모(28)씨는 "공원에 위안부 소녀상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며 "시민들의 역사의식을 일깨우기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는데 안내판에 위치조차 표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왕래가 많은 성안길 등의 중심가에 설립됐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배티공원에 설치된 '여성인권 수호 기원상'이 설치 주체가 충북여성단체협의회이기 때문에 공원안내판에 별도의 표시를 하고 있지 않다"며 "여성단체 측에서 기원상의 위치 표시를 요청하면 협의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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