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후커플의 지구별 신혼여행 4편

후후커플은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동반퇴사하고

1년 간 세계여행을 떠난 조현찬(32)·연혜진(28) 부부다

▶태국에만 다섯번 넘게 와본 우리가 다시 태국을 찾은 건

오직 '스쿠버다이버 라이센스' 를 따기 위해서다.

Advanced Open water 다이버가 되면 다이빙 장비나 스킬을 갖춰 바다 속 30m까지 내려갈 수 있다. 게다가 태국의 꼬 따오(Koh tao) 섬은 스쿠버다이버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곳이다. 더 예쁜 바다 속까지 여행하고 싶은 바람에서 시작한 우리의 버킷리스트이자 첫 도전이었다.

꼬 따오에 머문 일주일 동안은 오직 '스쿠버다이빙' 하나에만 집중했다. 오픈워터와 어드밴스드 다이버 라이선스는 이론교육을 비롯해 수영장 교육, 바다 다이빙 9회까지 6일간 꼬박 교육을 받아야 취득할 수 있다. 입문 과정인 오픈워터 코스에서는 다이버 장비와 수중 기압에 따른 신체의 변화, 긴급상황 발생시 대처 방법을 익혔다. 수영을 할 줄 아는데도 물 속에 들어가면 공기통으로 호흡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 자꾸만 숨을 참다가 못 견디고 수영장 물 밖으로 나와버렸다. 바다 속에 있다가 빠르게 수면위로 올라가면 수압이 낮아지면서 폐가 과팽창되어 터질 수도 있다. 그래서 바다 속에서는 아무리 긴급한 상황이 생겨도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수면 위로 상승해야 한다.

강사님은 수영장에서도 바다처럼 연습해야 한다며, 강습 중 물 밖으로 튀어나가는 건 아주 나쁜 습관이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여유있는 남편과 달리, 겁이 많은 나는 수영과는 또다른 다이빙 훈련에 더 애를 먹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수강생 언니, 오빠들과 술 한잔 하기로 했다. 연말을 맞아 꼬 따오는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다이버들과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사이리 비치(Sairee beach)에서는 매일 저녁 불쇼가 벌어졌는데, 오늘은 사람들도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불 림보와 불 줄넘기까지 등장했다. 활활 타오르는 불 림보를 통과하는 사람은 럼주 한 샷을 원샷할 수 있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사람들의 환호 속에 남편도 불 림보에 도전해 수십 명의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렇게 우리는 전세계 사람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겼다. 매년 한국에서만 크리스마스를 보내다가 이렇게 뜨거운 크리스마스 파티라니, 과연 우리가 여행을 시작한 게 실감이 났다.

다음날인 크리스마스는 처음으로 바다에서 훈련받는 실전의 날이었다. 우리에겐 크리스마스보다 '바다에 들어가는 날'로 더 의미있었다. 서로 실수하고 못하는 것도 다 봐온 사이여서, 우리는 설레면서도 두려운 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했다. 바다에서는 수영장처럼 물 속에서 장비 입고 벗기, 공기가 부족할 때 비상부력상승법 등을 연습했다. 오픈워터 다이버가 되고 나서는 5번의 어드밴스드 다이빙이 더 있는데, 좀 더 여유가 생겨 난파선 탐사나 중성부력 조절, 물고기 식별, 나이트 다이빙 등을 했다. 일주일간 매일 물 속에 들어가서 몸은 피곤했지만, 우리 평생 잊지못할 도전을 했다는 건 분명했다.

매일 저녁 우리는 강의실 바로 앞에 있는 사이리 비치의 석양을 감상했다. 매일 다른 모습의 석양이 우리를 황홀하게 했다. 어린왕자가 하루에도 수십번씩 해가 뜨고 지는 걸 보았다는데, 여기라면 그 마음이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사이리 비치의 석양을 볼 때면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조용히 구름과 바다 색이 변하는 걸 지켜보았다. 꼬 따오가 스쿠버다이버들의 천국이라지만, 나는 이 석양 하나만으로도 다이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이 곳은 천국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꼬 따오에서 행복했다. 열정적이셨던 다이버 강사님과 마스터님, 함께 고생한 수강생 언니 오빠들까지. 이렇게 예쁜 곳에서 예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그 시간들이 너무 소중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생겼다. 앞으로 우리가 할 여행에 대한 자신, 그리고 더 큰 도전에 대한 자신. / 후후커플

#사진들

꼬따오 사이리비치
꼬따오에서의 스쿠바디이빙 교육
꼬따오에서 스쿠버다이빙교육 - 실전 바다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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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중부매일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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