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향 치킨집 폐업 줄줄이···튀김기는 수십여대 쌓여

청주 사직동의 D종합주방매장에 각종 식기류가 쌓여있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시베리아 한파가 충청지역까지 남하, 차가운 바람이 시민들의 옷깃 사이로 파고들고 있는 가운데 연말연시 경기침체로 인한 시장경제의 하강기류 역시 서민경제 곳곳에 침투하고 있다.

특히 극심한 내수 침체와 함께 전국에 몰아 닥친 조류독감(AI)으로 인해 치킨 집은 물론 식당 등의 영세상인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로인해 청주지역 알뜰매장에는 치킨집과 식당 등의 부도로 인해 이들이 사용했던 용품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어오고 있으며 산더미 처럼 쌓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찾는 고객들의 발길은 그리 많지는 않다.

청주지역 사직동 병무청 부근을 비롯 사창동, 내덕동 등의 알뜰매장에는 가전제품을 비롯 사무실이나 식당 개업에 필요한 가구, 냉장고, TV, 식기 및 조리기구 등이 많이 쌓여 있다.

경제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신규 창업은 물론 식기와 조리 기구 등을 더 구입하는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대부분의 제품들이 중고물품이지만 상태가 양호해 합리적이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청주 사직동에 위치한 D종합주방(대표 이시종)은 식당 개·폐업시 많이 찾는 알뜰매장 중에 하나다.

개업에 필요한 각종 식기류와 조리기구 등을 구입하거나 폐업시 적당한 가격에 팔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부터 국내 경기가 악화되면서 부도난 가게의 물건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이 알뜰 매장은 매입한 물건과 판매할 물건의 비율이 비슷해야 운영이 가능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매입의 비중은 커지고 판매는 크게 줄어들고 있어 고민이다.

특히 지난 연말 발생한 조류독감(AI)으로 인해 치킨집의 폐업이 줄줄이 이어져 구하기 힘들었던 튀김기계의 경우 수십 대가 들어오면서 재고로 쌓이고 있다.

이 대표는 "AI 등으로 중고 물품이 들어오는 것이 많지만 판매는 그리 신통치 않다"며 "이 때문인지 고객들이 식당 오픈을 꺼리거나 미루고 있어 중고매매 업계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식당을 오픈할 때 우리 매장에서 사갔던 물품을 1년뒤 다시 되팔러 방문하는 고객을 종종 볼 수 있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무실 용품을 주로 취급하는 청주 사직동의 알뜰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D알뜰매장(청주 사직동)의 대표 A씨는 "사무실이나 식당이 폐업을 하면 알뜰매장에 급매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작년 대비 크게 늘어나지 않은 가운데 체납으로 인한 공매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공매에 참여해 물건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이들 제품들이 판매가 잘 될진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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