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정하 정치부

김정하 기자

반기문 UN사무총장의 팬클럽인 '반딧불이 충주시지회'가 27일 열릴 창립대회에서 반 총장의 칭송곡을 부르려다 '유치한 가사로 우상화하려 한다'는 논란이 일자 계획을 전면철회 했다. 하지만 비판여론은 여전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반 총장 칭송곡인 '거목의 반기문'은 충주의 향토음악 작곡가 겸 가수인 K씨가 반 총장 취임 후 작사·작곡한 노래로, '오대양과 육대주를 아우르시는 대한의 아들', '평화의 불꽃 지피시는 단군의 자손 반기문', '천지 간에 일류문명 덩이지게 할 거목이어라' 등의 가사를 담고 있다.

이에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말해 '낯뜨겁다'이다. 네티즌들은 "김일성, 김정일이 하던 우상화랑 같다", "살아있는 사람에 대한 창가를 사이비종교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부르는 지 이해가 안된다", "이런 행동에 창피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용비어천가'처럼 '반비어천가'라고 불러야겠다" 등등 신랄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반 총장을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는 칭송곡을 이해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수 있지만,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여기에 반 총장은 아직 귀국도 하지 않았고, 제대로 된 대권행보에도 나서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칭송곡이 반 총장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오히려 결과만 놓고 보면 반 총장을 우스갯거리로 만들어버리는 행동은 아닌지 성찰해봐야 한다.

반 총장에게는 현재의 국내 상황이 호기라고 볼 수도 있다. 새누리당은 쪼개지면서 대권후보를 내지 못할 불임정당이 될 위기에 놓여있다. 또 더불어민주당도 친문과 비문으로 갈려있고, 국민의당도 안철수 당이라는 여론의 선입견이 아직도 작용하고 있다. 특히 충청권에서는 강력한 대권후보가 생길 것이라는 점에서 정당을 초월해 반 총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주변에서도 왕왕보이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반 총장은 특정 정당을 선택하지도 않았고, 자신의 정치색을 보여준 적이 없어 여론의 뭇매를 맞지도 않았다. 마치 긁지 않은 복권과도 같은 것이다. 만약 반 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면 이럴 때 일수록 말 조심, 행동조심, 사람조심 등을 신경써야 할 시기다. 괜한 구설수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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