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 천안 '미나릿길 골목 벽화마을'

[중부매일 송문용 기자] 이번 주말엔 천안의 이색 명소로 이름난 '미나릿길 골목 벽화마을'에 가볼까? 특히 주머니 가벼운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나릿길 벽화마을은 천안역에서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 걸어도 15분이 채 안 걸리는 뛰어난 접근성을 갖고있다.

◆ 생동감 넘치는 이색 명소로

천안시 중앙동 17~18통 일대는 몇년 전만 해도 좁고 지저분한 골목이 얽히고 설킨 낙후된 지역이었다. 낡고 허름한 골목길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2012년. 도심재생사업이 시작되면서 통장협의회, 노인회 등 지역 주민단체와 공무원, 전문 업체, 아르바이트를 자청한 벽화 동아리 미술학도들이 힘을 합쳤다. 쓰러져가던 담벼락을 복구하고 바닥은 옛날 골목길처럼 황톳길로 단장했다. 담장에는 예쁜 벽화를 그려 넣어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탈바꿈시켰다. 벽화가 그려진 담장 길이는 무려 800m. 전문가의 손을 빌린 트릭아트 8점을 비롯해 다양한 테마의 벽화가 오밀조밀 미로를 이루어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돌아보기 좋다.

◆ 지하철 타고 단숨에 천안역까지

골목마다 서로 다른 테마의 그림으로 아이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심과 흥미를 끈다는 것, 다른 벽화마을에서 찾아보기 힘든 재미있는 트릭아트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외에 지하철로 쉽고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은 미나릿길이 날로 인기를 더해가는 요인 중 하나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천안역까지는 2시간 거리. 2시간이 지루하다고 생각된다면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서울역에서 경부선 천안역까지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KTX를 이용하려면 천안아산역에서 환승 후 천안역에 내리면 된다.

천안역에서 미나릿길 골목 벽화마을까지는 버스, 택시, 도보로 이동하는데, 초행길엔 택시가 편하다. 중앙동 주민센터 앞까지 기본요금으로 갈 수 있다.

미나릿길 골목 여행은 중앙동 주민센터에서 출발한다. 주민센터 뒤편 남산목공소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벽화골목 출발점을 알리는 안내판과 일러스트 지도를 볼 수 있다.

출발점에서 춘하추동 사계를 표현한 산수화 골목을 지나면 8점의 트릭아트 중 첫 번째 그림인 '겨울 빙하시대'가 나타난다. 평면회화인 북극곰과 펭귄을 3D처럼 입체감 넘치게 표현했다. 양 벽면이 눈과 얼음으로 가득 채워져 한여름에도 추운 느낌이 들 것만 같다. 미나릿길에서는 이외에도 사슴, 호랑이, 판다, 독수리 등의 트릭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각각의 그림을 가장 실감나게 촬영할 수 있는 위치와 방법을 안내하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어 인기다.

골목이 하도 복잡해 마구잡이로 돌아다녀서는 본 곳을 또 보거나 놓치기 십상이다. 방법은 바닥에 적힌 번호를 따라가는 것. 주요 갈림길마다 1번부터 16번까지 번호가 매겨져 있고, 되돌아서야 할 지점에는 친절하게 유턴 표시까지 해두었다.

◆ 추억과 낭만 가득한 골목길 투어

골목을 하나씩 지날 때마다 열두 띠 이야기, 천안의 명물 먹거리, 추억의 옛 거리, 풍속화, 자연, 인기 만화 캐릭터 등으로 계속 테마가 바뀌니 지루하거나 심심할 틈이 없다. 특히 추억의 옛 거리 테마는 젊은층은 모르는, 어른들만의 아련한 향수와 추억을 자극한다. 소독차를 좇아가는 아이들, 커다란 가위를 든 엿장수, 고무신을 들고 엿 바꿔 먹으러 달려오는 아이, 아이스케키 장수, 말뚝박기, 닭싸움, 고무줄놀이, 봉숭아꽃 물들이기 같은 그림 앞에 서면 어릴 적 골목길에서 놀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연인들에게는 사랑을 약속하며 자물쇠를 걸 수 있는 하트 철망이 인기다.

◆ 재래시장 구경은 '덤'

골목 여행을 마친 후에는 전통과 인정이 살아 있는 재래시장 구경을 해보자. 벽화골목 건너편 남산중앙시장은 채소와 과일에서 생선, 의류, 잡화, 먹거리까지 없는 게 없는 대형 전통시장으로 천천히 구경하다 보면 한 두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시장 구경 중 빼놓을 수 없는 재미는 바로 싸고 푸짐한 먹거리. 떡볶이와 순대, 각종 튀김과 어묵을 가득 쌓아놓은 포장마차부터 호떡, 족발, 도넛, 뻥튀기, 옛날 과자, 찐빵, 만두까지 주머니 가벼운 연인들에겐 부담없는 가격으로 한끼 식사가 가능한 곳이다.

송문용 / 천안

smy@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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