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정하 정치부

김정하 정치부 기자

최근 충북도가 보유하고 있는 관용 전기차의 문제점을 취재했다. 취재결과 전기차 2대 중 비교적 최신형인 레이는 최대 운행 거리가 150km 남짓이었고, 구형인 소울은 90여km에 불과했다. 최대운행거리가 짧기 때문에 이 전기차들로는 타 시·군을 왕래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충북도는 청주에서만 이 차들을 운행하고 있다. 자연스레 2012년 구입한 소울은 4년이 지났지만 총 운행거리가 2만km도 채 안됐고 레이는 2015년 구입후 9천km에 불과했다. 전기차의 최대 단점은 운행거리다.

전기차는 배터리로 충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차량의 배터리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에 따라 판매고가 결정된다. 결국 배터리 싸움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크게 바꿨다. 내년 말 이 회사가 출시할 예정인 '테슬라3'가 그 주인공이다. 최대 운행거리가 350km에 달하고 가격도 국내 전기차와 비슷한 4천만원 초반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충북에서 적용되는 전기차 지방보조금과 국비보조금 2천400만원까지 지원받으면 2천만원 내로 살 수 있다.

오는 2018년에는 최대 운행거리가 500km에 달하는 전기차들도 나올 전망이다. 그렇게된다면 국토 면적이 좁은 대한민국에서는 더 이상 운행거리는 문제가 안된다. 그러나 아직 새 배터리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충북도는 올해 전기차 3대를 더 구입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전기차의 대변혁이 당장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지만 또다시 최대 운행거리 150km남짓의 차량을 구입하겠다는 것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앞으로 구입하는 관용차량 중 25%는 전기차로 구매해야 한다'는 환경부지침에 따를 뿐"이라며 "올해 전기차 3대를 추가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충북 전 지역에 전기차 충전소를 세울 계획이기 때문에 운행거리가 짧은 것은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소를 세운다고 해도 한번 충전에 급속은 1시간, 완속은 6시간이 걸리는 상황에 근본적인 문제점은 해결될 것 같지 않다. 당장 급한 것이 아니라면, 충북도가 조금만 기다렸다가 전기차를 구매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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