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 강경으로 떠나는 꿈길여행

금강둔치 갈대숲

[중부매일 나경화 기자] 옥녀봉에 오른다. 강경 읍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 고개를 돌리니 발 아래로 강경 읍내가 펼쳐진다. 금강 둔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이마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은은한 갈대숲과 한폭의 수채화 같은 금강이 어우러져있다. 조선시대 물류와 경제의 거점으로 한나라의 상권을 쥐락펴락했던 약속의 땅 강경. 옥녀봉 아래로 걸음을 옮겨 과거의 강경 속으로 훌쩍 건너가보자.

▶강경부활의 신호탄 '강경젓갈축제'= 강경발효젓갈축제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1997년 10월 제1회 젓갈축제가 열렸다. 강경지역은 도도한 금강이 흐르고 아담한 옥녀봉과 채운산이 알맞은 거리를 두고 마주한 사이에 올망졸망 읍내가 보이는 젓갈의 도시다.

강경일원에는 140여개의 젓갈 상회가 200년 발효기술의 고품질 강경젓갈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에서 제일 좋은 원료만 골라 발효된 감칠맛 나는 강경 맛깔젓은 그 맛이 최고로 단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강경발효젓갈축제는 지역경제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문화산업축제로 매년 눈부신 실적을 이뤄내며 문화관광부 우수축제로 선정되었다.

축제를 성공으로 이끈 핵심요인은 한번 맛보면 다시 찾을 수 밖에 없는 젓갈맛,올해 20회 성년을 맞은 강경젓갈축제는 12-16일까지 5일간 넉넉한 덤! 최고의 강경맛깔젓!을 부제로 강경포구, 젓갈시장, 옥녀봉 등에서 5개 분야 81개 행사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강경발효젓갈축제

특히 올해는 젓갈공원, 젓갈시장, 옥녀봉 등 강경포구와 강경도심지 일원 전체에서 축제 테마를 강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해 지역민과 관광객이 행사의 주체가 되는 내실 있는 도심형ㆍ생활형 축제로 자리매김하는데 주력한다. 강경포구 전국 마당극 경연대회, 충청도 웃다리풍장공연, 구구팔팔 어울마당, 강경전성시대, 강경夜한 거리, 보부상 난전재현 놀이 등으로 축제 정체성을 강화하고 젓갈김치 담그기, 가마솥 햅쌀밥과 젓갈 시식, 젓갈 김밥주먹밥만들기, 젓갈맞춤이벤트, 양념젓갈 만들기, 왕새우잡기 등 다양한 체험을 준비했다. 아울러 강경의 옛 모습을 추억할 수 있도록 강경 옛 모습 및 축제 사진 전시를 비롯해 강경포구주막, 갈대숲 오솔길걷기, 강경포구 소원성취 종이배 띄우기, 국화포토존을 설치해 가을 정취를 더했다. 넉넉한 덤과 가을낭만을 즐길 수 있는 문화관광 우수축제인 2016 강경젓갈축제를 찾으면 강경젓갈의 감칠맛과 다채로운 체험과 문화행사로 특별한 가을 추억을 만드는데 부족함이 없다.

▶일제 아픈역사 고스란히 간직한 근대문화유산= 100년 전, 강경은 이 나라 안에서 가장 시끌벅적한 곳 가운데 하나였다. 조선 후기 강경장은 평양장, 대구장과 함께 전국 3대 시장 가운데 하나로 손꼽혔다.

아직도 이런 곳이 남아있었구나, 2000년대와 80~90년대, 일제 강점기 이후 근대가 뒤섞이고 충돌하고 있다. 요즘 보기 드문 나무창틀을 한 문들이 이어진다. 남일당 한약방, 강경읍 염천리 있는 구 강경 노동조합 건물, 강경중앙초등학교 강당, 등록문화재 324호인 한일은행 강경지점 건물 등이 골목마다 자리하고 있다. 강경은 한국의 기독교 성지를 둘러 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한국 침례교회의 최초예배지인 강경침례교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양식의 교회로 역사적가치가 높은 강경북옥감리교회, 1924년 건립된 신사참배거부 선도기념비가 있는 구 강경성결교회 예배당(강경성결교회)을 둘러봐도 좋다.

구강경침례교회

▶박범신 작가의 고향 강경에 물들다 … 소설 '소금'= 소설가 박범신은 소설 '소금'에서 당시의 강경을 이렇게 묘사했다.

이것저것 나누지 않고 하나로 합쳐 도저하게 흐르는 것이야말로 강물의 일이 아니던가. 논산천을 통해 대둔산 물까지 오롯이 모아 품는 강경포에 이르면 금강은 마침내 제가 꿈꾸던 본래의 꿈 자리를 알아차린 양 오랜 갈지자(之字) 행보를 끝내면서 서쪽으로 다시 길을 잡았다. 그 휘돌아가는 하상의 안쪽 산비탈에 우리 고향 마을이 자리 잡고 있었다

최근 강경에 새로운 명소가 등장했다. 소설가 박범신의 베스트셀러 '소금'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옥녀봉 소금집이다. 소설 '소금'은 작가가 자란 강경을 배경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자식에게 삶을 차압당한 우리네 아버지의 초상을 그린 작품이다. 소설가 박범신은 강경은 내 문학의 고향이다. 시간이 정체되어 있어 더 매력적인 곳이 바로 강경이라고 말한다.

▶애주가들을 위한 끝내주는 국물 '복탕'= 봄이면 우여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복탕 등 강경포구에는 먹거리도 넘쳐난다. 그 중 복탕은 계절에 상관없이 사계절 내내 언제나 강경에서 맛볼 수 있는 강경의 사철별미다. 애주가 또는 미식가라면 바람결에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그 이름. 황복은 담백하고 생물로 먹으면 단맛이 더하고, 육질이 훨씬 부드럽다.

강경 황복은 바다에서 서식하다 산란기에 민물로 올라오는 어종으로 다른 지방의 것과 달리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미나리와 파를 넣어 향 또한 일품으로 맑게 끓여낸다. 어떤 과음도 날려버리는 시원한 국물맛으로 속이 후련하게 풀리는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옥녀봉·금강 등 한 폭의 수채화= 옥녀봉과 금강은 7경으로 힌다. 옥녀봉 정자에서 바라보면 사방이 거칠 것 없이 환하다. 논산평야가 한 눈에 들어오고 부여, 익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평야와 강이 조화를 이루고 산이 배경처럼 서 있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사람들은 친절하다 고생하는데 커피나 한 잔 하고 가유하며 커피를 내주기도 한다. 노인정 앞은 할머니들이 모여 왕년의 강경 오래 전 좋았던 때를 추억한다. 그러는 사이 뉘엿뉘엿 해가 진다. 황금빛 햇살이 노인들의 얼굴을 비춘다. 저녁 햇살이 드리운 노인의 모습은 어쩌면 지금의 강경과 닮은 것 같기도 하다.하늘거리는 갈대의 속삭임처럼 은빛 그리움이 아련한 계절, 올 가을에는 강경포구에서 고즈넉한 여행을 하면서 소중한 사람과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강경 옥녀봉

▶금강의 태양처럼 빛나는 논산의 명소들= 발길 닿는 곳마다, 눈길 가는 곳마다 아름다움이 스며 있는 논산,젓갈만 구경하고 돌아서기 아쉽다면 논산의 명소들을 함께 둘러보자.

-파스텔같은 색조따라 산새소리가 계곡을 어지럽게 하는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는 대둔산.

- 삼남지방과 기호지방을 연결하는 논산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수 없는 계백장군유적지.

- 불전의 장식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찰 쌍계사.

- 태조왕건이 지은 고려시대 최대의 호국수호 사찰 개태사,

- 달 밝은 보름날 하늘나라 선녀들이 맑은 강물에 목욕을 하며 놀았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옥녀봉

- 천년의 역사가 살아숨쉬는 노성산성,

- 배우고, 느끼는 충절과 예학의 고장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백의정승 명재 윤증과 명재고택, 종학당

- 대한민국 남자들의 제2의 고향이라 불리우는 육군훈련소

오늘 저녁은 강경 천변에서 잔잔한 물결과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아득한 옛 추억에 빠져보는 것은 어떤지.

운치 있는 풍경이 펼쳐지는 가운데 들에서 언덕을 넘고 다시 들에서 산으로 이어지는 논산 땅에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한가득이다. 볕 좋은 기운에 산들 바람이 스치니 시원하고 가을 바람을 맞으니 상쾌하다. 동글동글 바위에 앉아 코스모스처럼 해에게 얼굴을 내미니 논산의 가을이 심신에 스며든다. 여기에 사람들의 넉넉한 인심의 감동이 마음마저 채우니 가을날에 찾은 논산, 참 좋구나 싶다.

나경화 / 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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