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선치과병원 구강내과 과장

최영찬 선치과병원 구강내과 과장

턱관절은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관절이다. 일상생활을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관절이지만 평소 자신의 턱관절이 정상적으로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은 편이다. 이갈이, 이악물기 등과 같은 나쁜 습관을 비롯해 심리적 스트레스와 같은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턱관절 장애를 일으키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기 증상들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을 씹거나 입을 크게 벌릴 때 느껴지는 불편함을 무심코 방치할 경우 퇴행성관절염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턱관절 장애의 초기 증상과 진단, 치료법을 최영찬 선치과병원 구강내과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입 벌릴 때 불편해요" 턱관절 장애 증상은

턱관절(악관절)이란 아래턱뼈와 머리뼈가 만나 이루는 관절을 말한다. 턱관절은 입을 벌리거나 다물고, 턱을 좌우로 혹은 앞으로 움직여 음식물을 씹거나 발음을 가능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관절이다.

이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턱관절과 근육에 문제가 생긴 것이 바로 '턱관절 장애'다.

하품을 하거나 입을 크게 벌릴 때 귀 앞부분이 아프거나 입을 벌리기 힘든 경우, 턱이 빠지거나 무엇인가에 걸린 듯한 느낌이 들고 입이 잘 안 벌어지는 경우, 음식을 씹거나 말할 때 턱이 아프거나 불편한 경우, 입을 크게 벌리거나 다물 때 귀 앞부분에서 소리가 날 경우, 턱이 주기적으로 뻣뻣하다고 느끼는 경우, 귀나 옆머리(관자놀이) 혹은 뺨 부위에 통증이 있는 경우, 자주 두통이 나타나거나 목덜미가 뻣뻣한 경우, 이를 꽉 깨물 때 평소와 다른 불편함이 느껴지는 경우, 아침에 일어났을 때 턱관절 부위가 뻐근한 경우 등의 증상을 겪고 있다면 턱관절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이런 초기 증상을 하나 이상을 겪고 있는 사람이 전체 인구 중 1/3에 달할 정도로 턱관절 장애는 드물지 않은 질환이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턱관절 질환이 주로 젊은 층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관절 질환이 노인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과 달리 턱관절 질환은 10대에서 30대 사이에서 가장 흔하고 특히 20대에서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국내 대학생의 80%가 턱관절 장애 초기 증상 가운데 하나 이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증상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 올 수도

물론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초기 증상을 지닌 전체 인구 중 전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비율은 5% 정도에 그친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턱관절 장애로 치료를 받은 사람의 비율은 0.15%에 불과해 턱관절 장애를 질환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자체도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적절한 검사 없이 방치해두면 통증이 더욱 심해지거나 두통이 동반되고, 심하면 입이 잘 안벌어지거나 관절뼈에 퇴행성관절염이 오기도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뼈의 표면이 파괴되는 것으로 턱관절 장애의 가장 심한 형태 중 하나다. 퇴행성관절염은 대개 심한 통증을 동반하지만 그렇게 않은 경우도 많고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방사선 사진에서 변화가 드러난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 CT와 같은 본격적인 검사를 받아야할 가능성도 있다.

▶턱·입의 나쁜 습관, 턱관절 장애 일으킬 수 있어

턱관절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외상, 부정교합, 턱과 입의 나쁜 습관, 심리적 원인 및 스트레스 등이다. 하나의 원인보다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게 되는데 환자 입장에서는 특별한 사건도 없이 갑자기 턱관절 장애가 생긴 것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특히, 이갈이와 이악물기는 턱관절 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나쁜 습관이다. 이갈이는 특별한 이유 없이 윗니와 아랫니를 맞대고 가는 행위로, 턱관절 장애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 이갈이는 그 자체로 불쾌한 소리를 유발해 주변 사람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악물기는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아침에 일어날 때 양쪽 턱관절 부위가 묵직하고 뻣뻣하거나 입을 벌리기 힘들고 벌릴 때 큰 소리가 나는 경우, 치아가 얼얼하거나 비정상적으로 많이 닳아있는 경우 이갈이와 이악물기를 의심해볼 수 있다.

▶턱관절 장애 진단, 전문의 진료가 중요

턱관절 장애를 진단키 위해서는 다양한 진단법이 적용된다.

병력조사는 환자의 상태를 광범위하게 파악키 위한 과정으로, 언제부터 증상이 시작됐으며 그 증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과거 치료를 받은 적은 있는지, 심리적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 인지 등을 체계적으로 조사키 위해 설문지를 활용키도 한다. 치아의 맞물림과 더불어 턱관절과 얼굴, 목 부위 근육을 하나하나 촉진하며 통증 여부를 검사하는 임상검사도 진행된다.

턱관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모든 환자는 기본적으로 방사선 사진을 촬영하게 되며, 심각한 턱관절 장애가 의심되면 MRI, CT, 골스캔 검사 등을 진행하게 된다. 증상을 만성적으로 겪고 있는 환자는 심리상태가 증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간이정신심리검사를 시행키도 한다.

▶부작용 없는 비수술적 치료 우선 진행

턱관절 장애 환자 중에 수술 치료를 먼저 필요로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 보존적이고 부작용이 없는 비수술적인 치료를 우선적으로 진행하는데 교합안정장치치료, 물리치료, 운동요법, 행동조절요법, 약물요법 등이 있다.

교합안정장치는 틀니와 비슷한 모양의 플라스틱 장치로 턱관절을 안정시키고 안면근육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갈이나 이악물기 습관이 있는 경우 치아와 턱관절의 손상을 막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물리치료는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류를 증가시켜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초음파, 전기요법 등의 물리치료 외에도 온습포를 이용해 집에서도 할 수 있어 간편하고 효과적이다. 운동요법은 근육과 관절을 기능을 양호하게 유지키 위해 매우 중요하다. 환자 스스로 하거나 진료실에서 강도를 늘려가며 진행되기도 하는데 증상이 없어진 후에도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행동조절요법은 얼굴, 목 근육을 긴장시키는 나쁜 습관을 줄이는 것이다. 아래·윗니를 꽉 무는 습관이나 턱을 좌우 앞뒤로 움직여보는 습관, 손톱이나 연필을 물어뜯는 버릇, 턱을 괴는 버릇 등 나쁜 습관들을 찾아 줄이는 것이 첫걸음이다.

약물로 통증을 완화하고 염증을 줄이는 약물요법이 진행되기도 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염진통제는 일정기간 정확하게 투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따금 통증이 있을 때만 약을 먹거나 장기적으로 약물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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